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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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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정수리는 따갑다. 바람은 선선하다. 빨래는 바짝 마른다. 고독을 씹고 싶은 날씨다. 울감을 즐기고 싶은 날씨다. 되도록 혼자 있고 혼자 걷고 싶은. 매년 이맘때, 이런 날씨에는 20년 정도 회귀하는 듯. 이럴때 사고가 난다. 태국 메솟 버스 터미널에서 맞은 그 바람. 오늘 아침에 그바람. 그러니까 건기에 부는 선선한 바람이 갖는 특유의 촉감이 있다. 가슴을 집중적으로 파고 드는 그 촉감을 뭐라 표현해야 할지. 비극의 여주인공 놀이가 시작된건가? 시절인연은 이때 찾아온다. 글 좀 쓰려고 하니까 전화오고 지랄이다. 단어도 까먹고 감정까지 까먹었다. 촉감도 까먹고, 냄새도 잊어버렸다. 에잇. 여하튼 그렇다는 거지뭐. 안철수, 박원순씨가 단일후보 협상한다는 이야기를 쓰려다가 갑자기 바람이야기가 나오고 전화오니까..
재미난일 없을까?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와 딴지일보 나는꼼수다에 중독된듯. 책도 공부도 전폐하고 듣는다. 뇌근육이 탄탄하고 탱글한 게스트들의 재미난 수다력이 살짝 샘난다. 나도 잼나게 수다떨고 싶다. 그러러면 유연해져야겠지.
세미나 준비 트레이너 활동을 한 지 6년째다. 우리는 매년 1회 요맘때쯤 3박4일 세미나를 연다. 처음 1~2년은 수련회나 세미나에 전 일정 참여하지 못했었다. 딸은 어리고, 결혼한 처자가 집을 비우고 몇박을 한다는 것 자체를 스스로 용인하지 않았던 듯 하다. 그리고 중환자인 엄마를 돌보아야 했었다. 그리고 1~2년은 눈 딱 감고 전 일정에 참여했다. 자식의 양육은 남편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 엄마의 병은 내가 모든걸 멈춘다고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트레이너 활동에 대한 사명감이 싹텄다. 하지만 3박4일동안 좌불안석이었다. 세미나 끝나고 돌아가는 발걸음도 무거웠다. 트레이너 사명감이 생길수록 트레이너로서 살 수 없을거란 생각도 같이 커졌다. 그리고 1~2년은 상임트레이너로 활동하고 ..
습관 다이어트 하다가 잠깐 멈추면 제 몸무게로 돌아온다. 그렇다고 더 찌는 것도 아니다. 내 생활습관이라면 이 몸무게가 적당하다는 뜻일까. 기초대사량을 확 높이지 않는 이상 20여년간 유지해온 이 몸무게 상 하한선은 변하지 않으리라.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영어 하다가 그만두고, 가야금 한달 배우다 그만두고, 기타 두달 배우다 그만뒀었다. 헬스 3개월 하다가 그만두고, 복싱 일주일 하다가 그만뒀다. 취업이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르는 것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던 것 같다. 지구력 있게 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며 한동안 무언가를 배우는 일을 그만뒀었다. 학원 기부행위는 더이상 하지 않겠다는 결심. 그리고 다시 일본어를 배운다. 기회가 생겨 시작했는데 일대일 과외다 보니 그냥 학원을 안나가 버리고 그만..
많이 떠들었으니 오늘 수료식을 끝으로 올 상반기 교육이 거의 마무리 된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라(입구, 아름다울 미) 떨고 다녔으니 이제는 내실을 채워야 할 때다. 열심히의 기준이 모호하지만, 내 기준에서 몸을 바쁘게 놀렸으니 이제는 좀 나를 돌봐야 할 때다. 유흥으로 놀았다면 이제는 한강수영장에서 깨벗고 놀아야지. 필요한 책을 읽었다면 이제는 읽고싶은 책을 읽어야지. 만나야 하는 사람을 만났다면 이제는 만나고픈 사람을 만나야지. 꼴랑 8월 한달, 작크를 채우고 놀아야겠다.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다 묘한 이끌림, 기이한 이별, 이소라의 BLUESKY. 블로그를 다시 열다. 감정노동의 피로가 적어지니 한참을 건조하게 지냈다. 이렇게 마른멸치처럼 살 일은 아니다. 관계가 구조조정되니 얼마간의 시간도 생긴다. 허전함, 아쉬움이 가득한 요 며칠을 보내고 나니 말끔하다. 현재. 빗속에서 파전과 막걸리를 마셨는데도 흔들리지 않고 걷는다. 허투루 보던 사물들이 이제 조금씩 나에게 들어온다. 이제 다시 블로그를 시작한다. 배설이라 할지라도 활자는 나에게 가장 친근한 그 무엇이었다.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지 않는 동안 반건조 상태로 살았다. 다시 촉촉해져야지.
so goodbye -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시작도 끝도 결국 나의 이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일하는 유형 꽤 오랫동안 이런저런 조직에서 일해왔다. 사람들과 갈등도 많았고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때려치우기도 하고 아쉬워서 속만 끙긍 앓았던 적도 있었다. 년초에 일도 많지 않고 심심해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유형별로 분류해봤다. 혼자 재밌어서 끄적여 본 낙서. 1. 개칠형 남이 그린 그림에 붓칠 한번 더해서 원본을 망쳤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작품이라고 우기는 유형. 결과가 좋으면 자신이 붓칠한 덕, 결과가 나쁘면 원래 그린 사람 탓.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 자기가 그린 것 같기도 하고 안그린것 같기도 한 같기도 형. 주로 결정권자들 중에 이런 유형이 많다. 2. 이벤트형 무슨 일을 도모하는 지 도무지 알수 없는데 혼자 바쁘다. 뭔가 열심히 작품을 만들어내는 데 공유가 되지 않지만 가끔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공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