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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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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 인권영화제 개막이다. '당신이 다른 생각을 가졌기 때문이다' 영화제 모토다. 맘에 든다. 혜화동에서 근무하니 뜻하지 않게 이런 좋은 행사를 만나기도 한다. 교육훈련생들과 마로니에 공원에 자리를 폈다. 하루종일, 꿀꿀하고 머리아팠다. 왜그럴까? 잠시 유체이탈하여 나를 쳐다본다. 기꺼이 할 수 없음은 도대체 뭘까? 그건 직관이 보내는 무슨 신호일까? 이런저런 합리적인 이유를 붙여본다. 하지만 어느것 하나 딱 떨어지지 않는다. 아침 선거유세 약속이 깨져서 실망해서였을까? 아니다, 난 자기결정권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누군가의 고마움이나 칭찬이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아니니까 그건 아니다.이런 문제는 1시간 속상하면 그만이다. 교육훈련이 내뜻대로 진행되지 않아서? 아니다. 오늘 난 주제를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 교..
오만과 겸손 순리대로 산다는 건, 어떤 비논리, 직관 등에 나 자신을 맡기는 자세일 것이다. 선택의 순간에 나는 '순리'라는 숭고한 운명 앞에서 '좌절'을 합리화해 왔다. 많은 선택이 그러했다고 본다. 나는 돈을 벌고 싶었다. 그래서 드라마 작가 공부를 시작했다. 돈버는 글쓰기를 하고 싶다고 포장해 왔지만 실은 제대로 돈을 벌고 싶었다. 그런 결심을 하기까지 고민과 선택의 시간이 짧았다. 때문에 불안했다. 중도에 포기할까봐 주변 사람들에게 소문도 냈다. 그 길이 쉽지 않다는 걸 아는 지인들은, 혹은 나의 이런 터닝이 생뚱맞다고 생각한 친구들은회의적이면서도 나의 희망에 긍정하는 친절함을 보여주었다. (맘속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어쩌면 회의적이라는 사실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 자신이었을지도 모른다. 잘 모르는 ..
새세상 이 열렸습니다. 느므 좋습니다. 얼마전 보험을 해약하고 드디어 시력교정수술을 받았습니다. 몇년을 고민한 끝에 라식수술대 위에 올랐고, 오랜 고민과 두려움이 무색하게도 15분 만에 수술은 끝나고 말았습니다. 커야 할 것은 작고 작아야 할 것은 큰 이상한 외모의 소유자인 저는, 기특하게도 각막은 보통보다 두터웠습니다. 그래서 라식을 했지요. 그러나, 눈알이 보통사람보다 작은 탓에 눈을 까뒤집는 기계로 최대한 눈을 벌려야 했습니다. 평균보다 못하다는 건 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 단추구멍같은 눈깔이 너무 원망스러웠지만, 동공 또한 남들보다 작아서 수술후에 자외선이나, 먼지의 유입으로 인한 부작용은 덜할 것 같습니다. 선 성형(앞트임 뒤트임), 후 라식이었어야 했습니다. 수술대에서 일어서자 마자 새세상이 열렸습니다..
공부 토현이는 무조건 싫다고 한다. 클레이아트를 빼고는 어떤 종류의 학원이나 수업은 받지 않겠다는 완강한 입장. 난 아이의 뜻을 존중한다며 하기 싫은 건 뭐든지 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곧 후회했다. 토현이는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잘 못하기 때문에 하기 싫었던 것이다. 친구들은 어릴때부터 영어학원이며 피아노 학원을 다니며 조금씩 실력이 늘어갔고 토현이는 친구들에 비해 현저히 능력이 떨어졌다. 점점, 흥미를 잃어가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만 하려고 들었던 것이다. 클레이아트는 꾸준히 1년 넘게 해오니 수준급이 되었고, 그것만 자신있었던 것. 토현이는 클레이아트만 좋아한 건 아니었다. 어린이집 다닐때는 영어뮤지컬에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었다. 그녀의 친구 엄마는 따로 공부를 시키는 줄 알고 있었으니까... 잘..
내가 생각하는 도덕? 관계에 있어서 거짓말은 약이 되기도 한다. 솔직해서 상대방에게 상처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가령, 이런경우. 난 후배에게 머리털이 빠져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후배는 진지한 표정으로 "비구니 보다는 낫잖아요?" 한다. 살짝쿵 거짓말 했드라면 좋았을 걸. 이렇게 말이다. "아직 괜찮아요" 하지만 관계로 얽힌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정도의 행위를 했을 때, 아니면, 사회적 규율에 어긋나는 행위를 했을 때, 어떻게 처신할 것인가는 아주 복잡하다. 사르트르에 의하면 자유를 행사하지 않고 그저 군중에 휩쓸리고 그들에게 순응하는 것은 잘못이다. 여기서 자유란, 자신의 방식대로 사회적 맥락을 만들 수 있는 자유다. 결국,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인가가 첫번째 과제. 그리고 솔직해서 상처를 주더라고 책임의 방식을..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블로그는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나와 관계가 있는 사람이 관음할 때의 불쾌함은 이루말할 수 없다.(난 아는 사람 중 몇사람에게만 나의 블로그 주소를 알려줬음) 오프에서 나를 아는 사람이 내 블로그 내용을 가십삼아서 수근거리고, 또 그 수근거림이 돌아서 돌아서 내 고막에 꽂힐때의 불쾌감이란... 블로그 짐을 싸서 이사 가고픈 생각이. 흑흑. 미스 ㅇ, 미스터 ㅊ 난 그대들의 아이피를 알고 있소. 포스팅 의지마저 꺾어버리니, 그 몇사람 때문에 불특정 다수도 재미없는 공간이 되고 만다.(하기사 내 블로그가 그리 재밌는 공간은 아니다). 답답해서 솔직하게 씨부려보고 싶지만, 관음증 환자들 때문에 그냥 덮어버리기 일쑤였다. 연예인도 아닌데, 가쉽거리가 되기 쉽상이다. 제발 관심좀 꺼주기 바란..
춥다. 빌어먹을 겨울, 나이를 서둘러 먹게 만드는 계절임과 동시에 뜨뜻한 국물로 인한 나트륨 과다섭취를 요구하는 계절이다. 무엇보다 만사 귀찮은 날들의 연속이다. 그래서 눈도 그닥 좋지 않았다. 그런데... 눈이 이렇게 예쁠수가. 지하철이 끊겨 등산하듯 호흡곤란을 참아가며 계단을 올라 택시를 탔다. 올림픽 대로를 달리는 택시 차창에 부딪히며 날라가는 요정들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듯. 꺄악~ 꺄악~ 환청이다. 날카로운 하이톤의 소리가 왜이리 예쁘던지. 오늘은 책을 왕창 질렀다 필리핀 출장중 두권을 읽어제낀 후 포만감이 일더니 연휴중에 배가 꺼졌나, 갑자기 책이 고팠다. 김용철, 삼성을 생각한다. 가라타니 고진, 세계공화국. 로저 젤라즈니, 드림마스터 자잘한 동화책 몇권. 글쓰기가 어려워졌다. 쓸데없는 상상력..
뜬금없이 계획한 대로 살아진다면 좀 심심하긴 할테지만. 요 며칠사이에 뜬금없는 소식들이. 1. 뉴옥 호와이루(?) 주최의 워크숍 평가회의 참석제안, 뱅기타고 필리핀에 가는 건 좋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동행하지 않으니 그 무슨 소용이며, 돈이 없으니 손꾸락만 빨고 와야할 지경. 물론 숙식제공 되지만, 여행(여행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은 쇼핑이 맛이 아닌가. 하루정도 쇼핑시간이 있다고 하던데. 난 책이나 실컷 읽어야지. 2. 갑자기 안부를 묻는 멋진 남자의 음성. 성우 비스무리한 목소리 때문에 심장이 벌렁벌렁. 아뿔싸. 전화번호가 등록되어 있지 않으니 누군지 알 길이 없어. 10여분을 추적하며 통화하는데... 에게? 민박 사장님? 물론 반갑긴 하지만 이게 뭐냐고. 민박에 놀러온 사람들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내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