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집'로라'를 만나다 안다. 헤어지는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글자 몇개 없고 명쾌한 그림으로 확실한 메세지를 전하는 그림책같은 삶은 없다는것을. 누구나 다 그러하듯이 나도 그들처럼 그러하게 살 수 없다는 걸. 그녀는 안다. 사랑하는 그를 만나고 용기내어 인형의 집을 나섰지만 누구도 그녀를 온전히 받아주는 곳이 없다는 걸 왜 모르겠는가. 다시 만난 그도 여전히 불안한 존재일 뿐, 그녀가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따뜻한 사랑따윈 아니라는것을 그녀는 안다. 어쩌면 집을 뛰쳐나올때보다 지금이 더욱 어려울지 모를 일이다. 그녀가 지금의 그에게 가기까지 견뎌낸 파고만 하더라도 집채를 삼키고 남을 만큼 높고도 깊었으리라. 그녀는 또다시 이별을 준비한다. 떼어내도 감각없는 굳은살이 박혀버린 그녀의 심장. 쓸쓸하지만 그렇게 이별하고 또 만나겠지... 미나리깡스 외인구단 강동인문학 종강이다. 6주를 재밌게 공부했는데 시원섭섭하다. 진행자만 아니면 해피했을텐데. 여튼, 종강 후 뒤풀이에서 미나리깡스 야구단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몸매는 모두 감독포스의 40대 남자들. 100미터 달리기 완주불가. 50미터 지점에서 구토유발. 1시간 연습하고 4시간 뒤풀이. 전지훈련 및 동계훈련, 게임 등 다양한 목표가 설정됐다. 아자씨들, 제발 재미나게 살어. 그렇게 말이야. Jung SooRa - To You 누구세요? 돌아서면 애틋하고 만나면 어색하다. 술취하면 다정하고 깨고나면 낯설다. 실체가 남긴 '잔상'이 더욱 강렬하고 취중에 맡긴 감정이 더욱 열정적이다. 믿을 수 있는 건 이성인가? 감성인가? 감정인가? 아니다, 믿음은 과거를 담보한 미래의 낙관이다. 순간을 중요시하는 나는 그런 믿음 따위 자체를 떠내야한다. 송년으로 얼룩진 12월의 달력, 술로 너덜너덜해진 위장, 해독하느라 혹사하는 간장, 매운 먹을거리로 SO HOT 되버린 똥꼬. 그래서 남는건? 그 순간의 관계의 따뜻함. 하지만, 육체는 곧 정신. 망가지면 돌아볼 사람도 없으리라. 슬슬 육체를 다스려야 할때. 이왕이면 스태미너음식으로 안주를 삼고, 폭음은 지양. 잦은 건배도 지양. 오늘, 꽤많은 사람들 앞에서 미끄러졌다. 쪽팔렸다. 눈이 마주친 사람에게 '.. 들이대다 막연히 보고싶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들이댔다. 전화번호를 땄다. 생각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기란 어렵다. 배울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건 더 어렵다. 새로운 관계맺기에 조금 흥분한다. 기대는 금물. 그래야 실망후에 뒷다마가 없다. 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아나키스트, 나이가 드셨음에도 불구하고 천진난만한 상상력에 기함을 통할 정도. 그분이 올리는 야한 사진들은 켜놓기가 민망할 따름이다. 아직도 내가 덜 컸나?그분도 나처럼 사케를 좋아하나 보다. 내일 강의가 잡혔다. 결정내리기 및 계획수립. 임대아파트 주민 35명 정도 계신 자리에서 재미나게 집중하려면 어떻게 진행얼개를 짜야할지 고민이다. 난 다중앞에서 썰 푸는데 약하다. 두어명이면 족한데. 여하튼 사기나 치지 않음 다행. 여성으로서 평소 배울점이 많은 후배 .. 백수 한겨레문화센터를 뒤적인다. 방향전환이 정확치 않다. 다만 놀기위한 돈을 벌어야겠기에 뒤적여본다.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교정교열이 좋을듯했다. 홍과 김은 결사반대. 99% 교정교열이 아니라 출판기획을 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몰입하는게 두려워 기획이 아닌 교정교열을 하려했는데 꼼꼼치 못하고, 경력이 없으니 교정교열은 생각지도 말라는. 나는 기획이 맞다고.그래도 김과 홍이 있어 무엇을 했든 기회는 주어질듯. 훌륭한 친구는 두고두고 양식이 된다. 백수가 되려면, 정신적 욕창쯤은 견뎌내야 한다. 백수였던 때가 하도 오래전이라 감각은 떨어졌으나 장기하 '싸구려커피'로 회복중. 욕창은 떠내도 떠내도 다시 생기기 마련이지만, 원체 뒹굴거리기를 좋아하니 거뜬할 전망. 마씨집안은 참 고요하다. 마돈나도 마광수도 마르크스도.. 괜찮아 괜찮은게 많아졌다. 욕망에 충실한 사람들에 대해 너그러워졌다. 물론 나자신을 포함해서. 효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보편적인 윤리를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도 기회를 틈타 한눈 파는 사람에게도 관계에 책임지지 않는 사람에게도 양육에 게으른 엄마에게도 가계책임을 지지 않는 아빠에게도 친절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지저분한 사람에게도 또라이에게도 예의지키지 않는 아이에게도 탈선하는 청소년에게도 성을 사고파는 사람들에게까지도. 숭고하다고 칭송해마지 않던 가치관들이 쉐이킹. 남은 숙제는 열정과 무리한 욕심을 구분하는 것. 의존하던 관계에 있어 추억을 빌미삼아 발목붙잡지 않는것. 다른 사랑을 기꺼이 꿈꿀 수 있는것. 기대가 무너졌을 때 퇴행하지 않는것. 행복하다고 크게 웃고, 슬프다고 크게 좌절하지 않는것. 신뢰하지도, 불신.. 고해성사 크자비에르의 눈에 비친 프랑스와즈는 손아랫사람을 위한다는 핑계로 자신을 괴롭히는 악랄하고 가증스러운 어른, 그것이 크자비에라는 타인의 의식에 각인된 프랑스와즈의 이미지. - 사르트트와 보봐르의 계약결혼 중 - 크자비에르는 프랑스와즈와 계약결혼한 남자의 어린 애인이다. 보봐르와 올가의 관계와도 비슷하다. 보봐르의 계약결혼이란 소설을 읽으면서(소설이라기보다 자전적 에세이정도 될까?) 보봐르의 이중성을 감지했다.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올가를 아끼는가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지만, 불타는 질투심을 억제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크자비에르가 등장하는 소설을 쓰지 않았는가. 소설에서 프랑스와즈는 크자비에르를 죽인다. 소설은 가상현실을 가장하여 보봐르의 심정을 직설적으로 풀어낸다. 직업이 작가이니 가능했겠지만 솔직.. 실연이란 텍스트 실연은 후에 찾아올 다른 사랑에 있어 강한 면역력을 키워준다. 이별에 눈물 훔친지 얼마 안되서 강하게 끌린 그를 만났을때 주체할수없이 달려가는 내 뒷목덜미를 잡아주는 것도 나만의 필터로 사람을 재단할 수 있게 돕는것도 만남의 색깔을 보정해주는 훌륭한 기능을 발휘하는 것도 바로 그 실연의 경험이다. 그 경험은 바로 사랑의 텍스트다. 그러나 그 경험은 억압적인 도덕의 질서보다도 더 강한 힘을 발휘한다. 관습보다도 더 강한 억압의 본질에는 '산을 산으로, 물을 물로' 볼 수 없도록 하는 멍청함에 있다. 실연과 배신은 관계에 있어 초연하고 고상한 태도를 일관할 수 있도록 하지만 속으로는 사랑과 소통을 방해하는 까망안경일뿐이다. 실연의 경험은 사랑의 줄다리기 선수가 되어줄 수 있지만, 상처를 줄이는 면역력을 키워.. 이전 1 ··· 31 32 33 34 35 36 37 ··· 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