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지 않는 사랑을 위한 책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알랭드 보통은 철학자다. 이책은 소설과 철학적 사유가 엉킨 글이다. 롤랑바르트의 '사랑의 단상'이 사랑의 거리두기를 요구한다면 이책은 아무리 거리두려해도 낭만적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연애의 불가피성에 대해 분석적으로 기술해놓았다. 보통은 정말 보통스럽지 않은 친구다. 고작 20대 후반에 이런 통찰력을 발휘하다니. 읽는 내내 기억에 묻어두었던 각종 연애들이 파노라마가 된다. 롤랑바르트가 사랑과 관련한 상징적인 언어를 폐부 깊숙히 찌를듯한 날카로운 말들로 문학작품 예시를 들어가며 보여줬다면, 알랭드 보통은 진부하기 짝이없는, 그리고 누구나 겪어봤을 법한 연애를 통해 기승전결을 분석한다. 18장 낭만적 테러리즘은 서서히 싸움을 시작하는 연인들에게 '스톱'을 외친다. - .. 가정과 국가 어설픈 페미. 나에 대한 그의 비판이다. 명절때 사라지는 문제에 대해 대화하면서 나온 말이다. 걸리진 않는다. 그런평가는 가정의 평화를 위해 더이상 희생하지 않겠다는 나의 선언과 그의 습속이 부딪힌 결론일 뿐이니까. 가족을 사랑하니까 평화스러운 가정을 유지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의 자유와 행복쯤은 거둬들여야 한다는 보편적 윤리관은 더이상 나를 분노하게 하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국가가 국민에게 행하는 사랑을 가장한 억압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통치자는 국민을 사랑하고 평화로운 국가를 유지해야할 사명을 강조한다. 따라서 국민은 개개인이 자유롭고 행복해야 한다는 주장에 쉽게 수긍할 수 없다. 평화유지를 위해 시끄럽게 갈등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조림에 고이 잠들어 있는 꽁치도, 번.. 기합 김창완 -내게사랑은 너무써(중2때 눈물흘리며 듣곤했는데 지금 들으니까 왜이리 웃기지?) 두려움을 비켜갈만큼 내적힘이 없다는걸 알았죠. 하지만 상상의 힘은 기합소리와 같아서 짧은 시간에 강한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미리 두려워하지 않기 위해 피하고 도망갈줄 감지했으면서도 미리 두려움을 두려워하고 싶진 않았어요. 닥쳐올 불안함 따위로 현재의 행복을 잡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상상한대로 될 수 있을거란, 혹은 생각한대로 살아질거란 강한 믿음은 기합소리 때문이었을거예요. 기합만 주고 너무 오랜 세월을 살아왔군요. 돌보고 보듬고 사랑하며 구력을 키웠어야 했는데, 그저 얍얍 기합만 넣고 살다보니 브레이크가 닳아버렸어요. 도전은 기합으로 가능했지만 지속된 구력은 뼈를 깎는 아픔도 견뎌야 하는 것이었더라구요. 설령 아파.. Radiohead - Creep 지나가야할 것들은 반드시 지나가고, 와야할 것은 오게 되어있다. 별리의 고통을 피하고자 가야할 것들을 지연시키자면 변화와 성숙의 기회를 놓친다. 가고 오는 것들을 기꺼이 맞이하자. 무감하고 싶다. 갑자기 이노래가 생각나서. When you were here before Couldn't look you in the eye You're just like an angel Your skin makes me cry You float like a feather in a beautiful world I wish i was special You're so fucking special 네가 처음 여기 왔을 때 난 널 제대로 쳐다볼 수도 없었어. 넌 정말이지 천사같은 존재야. 네 모습만 봐도 난 눈물이 나와. 넌 그렇게 .. 숙제 버겁게 뒤에 쳐져서 기침하는 토현이를 보는 순간. 난 왜이렇게 빨리 걷는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투석받는 5시간 동안 만들기 재료를 사고, 영풍문고를 들리고, 이비인후과를 들릴 예정. 어차피, 오늘 하루종일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좀 천천히 다녀도 될것을 난 왜 그렇게 빨리 걷는겐지. 난 양육을 숙제하둣 해치우는 버릇이 있는것 같다. 양육뿐아니라 집안살림도 마찬가지. 미친듯이 짧은 시간안에 모든것을 후다닥 해버리고 난뒤, 내 시간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그러니까 난 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빨리걷고 빨리 해치우는데 익숙한 셈이다. '나'를 뺀 모든것은 내게 숙제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양육이 내겐 많은 행복을 줬었는데 말이담. 괜시리 미안한 맘이 든다.설 전까지, 숙제하듯 해치우든, 함께 즐기.. 고덕평생학습관 엄마를 병원에 모셔드리고 나서 투석받는 시간동안 뭘할까 하다가 토현이랑 도서관에 가기로 했다. 대출증에 붙인 사진보다 훨씬 늙수그레해진 토현을 보니 참 간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고덕평생학습관은 해공도서관과는 다른 뭔가 인간중심의 설계가 눈에 띄는 도서관이다. (노후한 건물이라 엘리베이터가 없는게 흠). 밥만먹으러 도서관 간적도 여러번일만큼 저렴하게 맛난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과 사계절동안 사정없이 유리창을 뚫고 들어오는 햇빛. 넓은 중앙홀은 신문게시대가 있고 커피자판기가 있다. 하릴없이 왔다갔다 하기도 하고 열람실 순서를 대기하기도 한다. 바깥에서 담배를 피우며 뻥뚫린 전망을 보기도 하고, 여름엔 잉어도 볼 수 있다. 요즘은 길고양이 한마리가 도서관을 지키고 있다. 토현이가 좋아하는 김치덮밥을 먹.. 이해 제법 센 바람일 불때도 나무 밑둥은 들썩거리지 않는다. 엉덩이가 깊숙히 땅속에 박혀있기 때문. 그러나 맨꼭대기의 나뭇가지들은 회오리바람을 맞은 것처럼 휘청휘청 흔들리기 마련. 왜 이런바람에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반응할수 있는지 가지들은 밑둥을 이해못한다. 밑둥은 이정도면 시원한데 왜이리 흔들리는거야? 라며 이해못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태양과 수분을 적절히 배분하고 나누며 성장하는 한몸이다. 무엇때문에 갈등하는가? 구체적으로 나열하다보면 다른사람이 볼까 두려울 정도로 아주 현실적인 문제로 갈등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용어로 나 자신의 변화를 읽어내려고 하지만 왠지 명쾌하지 않다.그렇다면, 그것은 형이하학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들로 감정이 상해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잘 모른다. 설마 .. 하루살이 여권이 이미 만기됐음을 이제야 발견했다. 인도갔을때 연장했는줄 알았는데 이런, 작년 8월에 이미 만료되다니. 큰일날뻔. 부랴부랴 여권과에 가서 재발급 신청했다. 가까운 사진관서 사진을 찍고 말이지. 코넷 중견교육을 위해 혜화동으로 출발하려는데 강기자에게 전화가 왔다. "오늘 칼럼 마감인거 아시죠?" 아뿔싸 마감은 내일이 아니었던가. 난 혜화동 사무실에 가서 끄적끄적 적어보냈다. 작필본능이 작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한시간 남짓에 칼럼을 써버린다는건 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미안하지만 송고. 날 '마님'이라 부르는 곽가를 어제 만났다. 욕심나는 훈련생이기에 교육훈련과정에 함께 했으면 했지만 그는 이미 맘을 정한것 같았다. 대마왕은 장애인시설장으로 취직해서 더이상 훈련을 이어가기가 어렵다고 전해왔다. 바람빠..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 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