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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기

누구세요?


돌아서면 애틋하고 만나면 어색하다. 술취하면 다정하고 깨고나면 낯설다.
실체가 남긴 '잔상'이 더욱 강렬하고 취중에 맡긴 감정이 더욱 열정적이다.
믿을 수 있는 건 이성인가? 감성인가? 감정인가?
아니다, 믿음은 과거를 담보한 미래의 낙관이다. 순간을 중요시하는 나는 그런 믿음 따위 자체를 떠내야한다.

송년으로 얼룩진 12월의 달력, 술로 너덜너덜해진 위장, 해독하느라 혹사하는 간장, 매운 먹을거리로 SO HOT 되버린 똥꼬. 그래서 남는건? 그 순간의 관계의 따뜻함. 하지만, 육체는 곧 정신. 망가지면 돌아볼 사람도 없으리라. 슬슬 육체를 다스려야 할때. 이왕이면 스태미너음식으로 안주를 삼고, 폭음은 지양. 잦은 건배도 지양.

오늘, 꽤많은 사람들 앞에서 미끄러졌다. 쪽팔렸다.
눈이 마주친 사람에게 '누구세요?' 하는 눈빛을 던지고 총총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