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 - 을왕리 해수욕장. 자살하려고 찾아갔던 그곳을 10년이나 지나서 다시 한번 찾았다. 그때처럼 쓸쓸하지 않다. 삐끼도 많고 횟집도 많다. 1박2일 방영때문인지 사람도 많다. 삐끼들을 피해 벤취에 앉아 잠시 바다를 감상했다. 썰물때여서 바다는 멀리있었다. 삐끼없는 가게가 없어서 결국 숭어회를 스끼다시로 준다는 집에서 먹었다. 평일한낮의 바다는 심심하고 건조했지만 콧바람은 기분좋다. 조개들이 튼실하다. - 탈시설학교 강의를 맡았다. 무려 5개월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언어장애가 심한 장애인분들과 소통은 가능할까? 걱정된다. 내가 못알아듣고 추측해서 말해버리면 상처받을텐데. 귀를 활짝열어야한다. 다시 봄이 되면 장애인투쟁에 시끌시끌할 것이고 그들은 활동가로서 자기표현을 해낼 수 있을까? 난 그들에게 조금이.. Basement Jaxx Broken Dreams 하루종일 이노래만 들었다. 담장앞에 쪼그리고 앉아 담배라도 피우고 싶었던 봄날이다. 바람이 떠밀듯 노래는 나를 이곳저곳으로 떠밀었다. 오늘은 걸었다기 보다 떠밀려 다녔다. 가사내용은 대충 이렇다. 내 하루가 어땠는지 이야기 해줄께. 어떻게 태양이 내 얼굴을 비췄는지, 잠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스스로를 달랬는지도. 내 얼굴에 드리워진 그림자와 스쳐지나간 꿈들을 쫓을거야. 꿈은 깨어지고 이미 너무 늦었지만 깨어진 꿈들을 쫓을거야. 꿈들을 쫓을거야~ I'll tell you how my day has beenHow the sun has caught my faceHow I lull myself to sleep Waving shadows on my faceChasing dreams that just passed .. 노래 간만에 노래방에 갔다. 사람은 이기적이기도 하지. 다른관계에 팔려있을땐 친구들을 소외시키더니 돌아돌아 와서 친구들을 찾는다. 결국 허리를 감싸주는건 친구들 뿐이라니. 그녀들은 아주그냥 가슴 찢어지는 노래로 골라 두시간 내내 불러제꼈다. 좋다. 내 주문이기도 했다. 펑펑 울고싶을때 안약을 넣을 수도 없고 안구건조증인지 눈물도 잘 나오지 않았지만 가슴절절한 노래가사는 끝내 눈을 촉촉히 적셔주었다. 슬프지만 행복했다. 이소라는 이별하면 앨범이 나온다고 하지. 공지영은 아픈 결혼과 이혼의 반복과 사랑으로 인한 상처의 경험에서 그런 글이 나온다고 하지. 창작하는 사람에게 있어 상처는 분명 상장과 같은 것이리라. 소설을 시작했다. 마광수 아저씨가 좋아할만한 구절들이 화면에 박혀간다. 쓰는 내내 웃긴다. 등장인물들 .. 내이럴줄 알았지 쪽팔리지만 잘못한건 없지. 바보같지만 솔직하잖아. 영악하지 못하고 참을성 없지만 이런 내가 그리 나쁘진 않아. 멋있는것과 거리가 있고 철딱서니 없다고 하겠지만 말이야. 나잇값 못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에효. 술은 또 왜마신거얌. 술마시면 오버해서 탈이지. 마치 당장에라도 빅뱅 대폭발이 일어날것 같이 굴다가도 말이야. 자고나면 멍~ 해지는 것이 나 왜이렇게 사니?하는 생각이 드네. 구질구질하고 구차하고 나답지 않다고들 하겠지만 말이야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거. 그건 사랑의 깊이와는 상관없이 뭐랄까, 거부에 대한 반응일수도 있다는 거야. 거부에 익숙치 않음 스토커가 되는거 순간이겠더라고. 반응하지 말고 창조하랬지? 그럴려구. 상대의 반응에 반응하며 사는게 아니고 내가 선택한 관계를 창조하는 것이지. re.. 연민 앞으로 우리는? 희망이무엇인가요? 하는 질문에 박대장님은 '현장에 대한 연민'이라고 답했다. 연민이라. 사전적 의미는 불쌍하고 가련하게 생각하는 것. 하지만 '연민'이 주는 감정적 가치는 다르다. 불쌍하다와 사랑하다의 중간. 가진자로서 못가진자에게 갖는 자비와 못가진자가 가진자에게 갖는 안타까움의 중간. 조건없이 주는 사랑과 강렬하게 욕망하는 사랑의 중간. 스스로 말하고 행동하는 주체성과 감싸고 보듬어주는 의존의 중간. 복잡하지만 알것같은 그런 단어 '연민'이다. 그래서 사람에게 연민이 느껴진다는 것은 복잡미묘한 감정을 함축하는 것 아닐까? 축령산휴양림으로 향했다. 차로는 한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인데 버스를 이용해 가니 배차간격때문에 3시간을 소요했다. 주황색 숯가마 옷을 입고 트레이너들이 기다리고 .. 한나라당 미디어법 광고와 두려움의 에너지 "미디어법은 우리들의 일자리입니다" 한나라당의 지하철 광고문구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의 프레임 정치를 또 한번 발견했다. 역시 한나라당은 탁월하다. 미디어법이 갖는 진실과 사실과는 전혀 상관없이 대중이 원하는 바를 거짓말로 약속해버린다. 솔직히 대중은 사실을 들을 시간조차 없이 먹고살기 바쁠뿐이고, 결과에 대한 피해는 다음정권이 욕먹으면 되니까 선수치면 그만인거지. 그 다음 그것이 왜 거짓말인지 설명하는 건 진보(?)의 몫이고 이미 약장수에 홀라당 넘어간 사람들은 진보가 귀찮을 뿐이다. 왜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는걸까? 요즘 '신과 나눈 이야기'를 읽는다. 두려움이 끌어당기는 힘에 대한 에너지를 설명하는데 공감이 간다. 걱정이 뭉쳐 두려움을 만들고 두려움이 뭉쳐서 물질의 병을 만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 설악산 마지막 겨울산행 사람. 둘은 어색하고 다섯은 너무 많다. 셋이나 넷이 딱 적당. 힘든 산행이나 긴 배낭여행은 효도관광과 달라서 관계의 끝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팀웤이 맞지 않으면 힘들기 때문이다. 준비철저한 만수형, 부지런한 경희언니, 나가서는 공주인 나는 셋이서 마지막 겨울산행을 떠났다. 봄날의 따뜻한 햇살, 녹지 않은 눈, 계획한 일정대로 딱딱 들어맞는 시간. 비박을 계획한 젊은 청년과 젤리도 나눠먹고, 애큐매니컬을 연상케하는 교회목사님들. 간혹 눈에 띄는 나홀로 산행자. 무엇보다 지난 연구공간 수유너머 현장인문학 세미나에서 만났던 어떤 분을 소청대피소에서 만날 줄이야. 산은 작은 세계같았다. 휴식하면서 정들만 하면 다시 만나지지 않고 우연히 어느 봉우리에서 조우하기도 한다. 만나고 보내고 수도없이 반복하면서도 서로.. 워낭소리 감독: 이충렬 제작: 스튜디오 느림보 배급; 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 이 영화를 보고 울 수 있는 감수성과 추억이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이땅의 남자들(시골에서는 남자만 공부시켰지 아마)이 보고 눈한번 꿈뻑이지 않을 수 있을까? 카피가 가슴을 저리게 한다 "사람은 가끔, 마음을 주지만 소는 언제나전부를 바친다" 25년밖에 살지 못하는 소가 40년이나 살고 죽었다. 땔깜을 다해놓고 자연사한 이름도 없는 소의 눈망울이 아른거린다. 반려동물의 동물적인 '주는 사랑'이 이런걸까. 정말 바보같은 사랑이다. 이충렬 감독이 돈을 많이 벌기를 바랬다. 수익금의 일부가 어르신에게 갈 것이라는 소문때문에 주인공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참 못됐다. 사람들. 그 수익금에 눈이 벌개서 협박전화를 하다니. 경찰들 뭐하나.. 이전 1 ··· 25 26 27 28 29 30 31 ··· 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