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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한나라당 미디어법 광고와 두려움의 에너지


"미디어법은 우리들의 일자리입니다"
한나라당의 지하철 광고문구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의 프레임 정치를 또 한번 발견했다. 역시 한나라당은 탁월하다. 미디어법이 갖는 진실과 사실과는 전혀 상관없이 대중이 원하는 바를 거짓말로 약속해버린다. 솔직히 대중은 사실을 들을 시간조차 없이 먹고살기 바쁠뿐이고, 결과에 대한 피해는 다음정권이 욕먹으면 되니까 선수치면 그만인거지. 그 다음 그것이 왜 거짓말인지 설명하는 건 진보(?)의 몫이고 이미 약장수에 홀라당 넘어간 사람들은 진보가 귀찮을 뿐이다. 왜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는걸까?

요즘 '신과 나눈 이야기'를 읽는다. 두려움이 끌어당기는 힘에 대한 에너지를 설명하는데 공감이 간다. 걱정이 뭉쳐 두려움을 만들고 두려움이 뭉쳐서 물질의 병을 만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떤 걱정을 하길래 두려움을 낳게 된 것일까. 그 두려움은 무엇이길래 이토록 수구의 거짓말에 사뿐히 넘어갈 만큼 나약한 질병에 걸린 것일까?
난 그 카피에 두려움을 갖지 않기로 했다. 그저 미디어법을 반대하는 행동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상정되고 통과되고 재벌의 손아귀에 미디어의 목숨줄이 넘어가는 것에 대한 걱정이나 두려움을 버리려고 한다. 자꾸 두려운 상황이 만들어지는 데 여러가지 원인중 하나는 나의 두려움도 한몫했으리라. 주민을 조직할때도 뭔가 될성싶은 직관이 있을때 걱정과 두려움을 접고 행동하면 신나게 풀리는 경우가 있다. 반면, 잘 될것 같았지만 왠지모를 걱정과 두려움이 엄습할때 매번 과속방지턱에 걸려 주춤거리지 않았던가. 여지없이 과정과 결과에 있어서 천지차이를 보이기 마련이다.  고통없이 운동하고 고통없이 세상을 변화하려면, 지금 이순간, 수구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행동을 선택하려고 한다. 그것도 기쁘게 말이지.

사랑도 마찬가지다. 떠날까봐 두려워하면 떠나고, 의존적 대상이 다른사람을 사랑할까봐 두려워하면 다른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두려움의 에너지가 얼마나 큰지. 말과 행동이 따라잡지 못할 정도다. 가령 그에게 선물을 할때, 정말 주고 싶어서 선물하는 행위를 선택했다면 사랑은 깊어진다. 그러나 떠날까봐 선물하는 행위를 선택했다면 상대의 반응에 조마조마 할 것이고 기대대로 상황이 만들이지지 않을 경우 분노하게 된다. 결국 행위는 똑같았지만 결과는 전혀 다르다. 고통없이 사랑하고 고통없이 삶을 살아가려면, 지금 이순간,  현상에 반응하는 삶이 아닌 현상을 살아가는 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두려움을 버리고 적극적인 선택으로 삶을 일관하고자 한다. 의도하지 않은 탄생이지만 주어진 일과 관계를 의식없이 쫒아가는 꼭두각시는 싫다.  순간순간 퇴행의 유혹이 나를 주저앉힐때가 있지만 그때마다 관계와 책들이 좋은 안내자가 되어 주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걱정이 많은 사람들은 '우려'라는 명분으로 뒤에서 허리춤을 잡아당긴다. 그래도 좋다. 그들이 현재의 삶을 만족하며 나를 적극적으로 그런 삶에 끌어들이려고 하는 의도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똘아이, 외톨이, 4차원, 허무맹랑 은 창조력과 상상력의 최고 칭찬 아니던가. 해야하는 일이 아니라 원하는 일을 찾아서 고고씽^^

토현이가 물었다. "엄마 사람들은 왜 태어나는거야?" 나는 답했다. "몰라" 토현이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내 생각에는 말이지 재밌으라고 태어난것 같아" 그녀의 말이 빙고다. 충분히 놀고 난 후 걱정없이 잠드는 아이와 내일을 걱정하며 뒤척이다 잠든 나는 삶의 질은 확연히 다르다. 똑같은 잠인데 말이다.

미디어법은 일자리를 만들지 못한다. 공영이 민영화하면 수익을 내는게 지상최대의 목표인 기업에서는 결국 인건비를 희생양으로 삼는게  인지상정 아닌가 말이다. 그래, 그런 사실쯤 몰라도 좋다. 그 카피에 출현한 젊은 대학생들은 정말 일자리가 만들어지리라는 희망과 기대로 카메라 앞에 섰겠지. 좋다. 난 그들의 미래를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으련다. 그들은 그걸 선택했고 난 다른길을 선택했을 뿐이다. 왜 다른지 화내고 분노하지 않는다. 당해보라는 맘도 갖지 않으련다. 내가 원하는 삶, 세상을 선택하고 행동을 멈추지 않을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