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과 면상들 훼이크 싸이질을 안한지 꽤 되었다. 간만에 네이트온을 켜고 남의 집 훔쳐보듯 내 사진첩을 열어보았다. 내생애 첫정을 준 몽골여행 사진을 보니 가슴이 싸하다. 가부장의 억압으로부터 발버둥치며 살았던 피곤함이 몸 곳곳에 베어있다. 홍콩여행사진을 보니 좀 싱싱하다. 머리털이 뭉텅 빠져있으나 머플러로 교묘하게 멋을 부리고 한껏 홍콩다운 복장으로 2박3일 잠잘틈도 없이 돌아다닌것 같다. 돈이 없어서 정말 쫄쫄굶으며 다닌 델마와 루이스의 여행이었다. 인도나 네팔은 자유여행이 아니라 유적지나 정당,시민단체를 방문하는 아카데미의 일환이었으므로 그닥 기억에 남지 않는다. 탱고사진을 열어본다. 탱고하면서 싸이질을 시작했지 아마? 망사스타킹, 수영장, MT, 발표회, 거기서 나는 즐거워 뒈질 지경으로 웃고 있다. 그리고 제주도 사.. 여자 그와 그의 부인을 만났다. "마돈나, 제 옆에 있는 사람이 우리 마님이예요" "안녕하세요. 저는 바깥마님이예요" 실제 그는 내게 마돈나님을 줄여서 마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뜻없이 우스개소리로 인사를 전했다. 그의 마님은 쌩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이야기는 들었지만 지금 들으니 기분이 나쁘네요" 그녀는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정말, 그와 나는 우정조차 형성되지 않은 그냥 아는 휴먼네트워크일뿐이다. 하지만 아차 싶었다. 그녀는 그를 더 많이 사랑하는 축에 속했던 것이다. '불안'은 더많이 사랑하는 사람의 애정결핍, 혹은 더많이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의 다른이름이다. 안쓰러웠다. 큰삼촌은 60을 향해 달려간다. 여전히 잘생겼다. 외숙모 또한 여전히 불안해 한다. 그는 공무원이 되면서 하숙을 했다... 6월항쟁 22주년,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기억하고 있을려나? 제목: 폭력경찰 노래: 여고해방전선 벌써 22주년. 이한열 열사 또한 살았다면 40대 아저씨가 되어 있었겠구나 생각을 하니 참 긴세월이 흘렀다. 난 고작 지난해 명박산성만을 기억하며 시청을 찾았다. 80년대 태어났더라면 난 아마 분신했을 거라며 나름 설득력있게 농담을 던져왔던 나는 더이상 그런 말을 입밖에 낼 수 없었다. 그런 농담은 실제로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안전감을 토대로 짓껄일 수 있는 종류의 것이기 때문이다. 시청 잔디 무대 코앞에 앉으니 왠지 어색하다. 아니나 다를까, 밤새 시청을 사수하려 지켰던 민주당 의원과 야당의원들, 그리고 당직자들이 맨 앞좌석에 포진해있어고 난 서성이다 그냥 무대 잘보이는데 앉았을 뿐인데 서걱거린다. 다른곳으로 옮기자는 선배를 그냥 주저앉혔다. 어차피 오늘의 주.. 잡생각 비가 온다. 꾸물거리는 날씨가 좋다. 에너지가 가라앉아서 제대로 고독해질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건 핑계다. 이유없이 좋은거다. 누구는 가을하늘이 너무 좋아서 같이 하늘을 바라보고 몇시간이고 같이 있을 수 있는 여자가 있다면 사귀어버리겠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난 가을하늘보다 오늘같이 꾸물거리는 날씨가 좋다. 그래서 난 머리털 치료때문에 조심하던 술을 마셔버리고 말았다. 알탕에 소주 반병. 목소리가 커지고 술냄새 풍기면서 지하철에서 음악을 들으며 어깨도 흔든다. 술마시면 그게 좋다. 남들이 보든말든 리듬에 맞춰 춤을 출 수 있다는게. 보기엔 별로 안좋다. 스크린도어에 내 모습을 슬쩍 엿보니 정말 별로다. 모자라도 쓰고 힙합차림으로 흔들면 나름 멋도 있으련만, 오늘은 대충 챙겨입은 덕에 좀 어정쩡하다.. 동부칼럼 - 한국사회에서 가난뱅이로 산다는 것 한국사회에서 가난뱅이로 산다는 것 마쓰모토 하지메가 지은 ‘가난뱅이의 역습’이라는 책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아마추어의 반란’이라는 재활용가게를 운영하는 저자는 갈고 닦은 노속의 기술을 전파하는가 하면, 당당하고 재미나게 자발적 가난을 실천하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기술했습니다. 비자발적으로 자본주의사회에 덩그러니 던져진 우리들에게 ‘가난’이란 천형 이상의 두려움 그자체입니다. 자본은 곧 ‘선’이고 가난은 곧 ‘악’인 사회에서 ‘잘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자발적 가난이라고 하면 마치 가난을 순종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가난한 자가 가난을 인정하고 나름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삶이라고 오해하기 쉽습니다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자발적 가난에는 묘한 저항의 코드가 숨어있다고 .. 짭새들 - 용산참사 철거민 5분은 아직도 순청향병원 냉동실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사용료 3억이 빚으로 남았습니다. - 검찰의 압박 때문에 장례식장 사장님은 울며겨자먹기로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그나마 조금씩이라도 갚아주셔서 고맙다는 그 사장님 정말 훌륭하십니다. - 용산추모 문화제에서는 가수 이승환이 직접 전화를 해서 출연의사를 밝히고 공연 대박쳤습니다. - 추모미사때마다 경찰은 집회를 방해하며 조롱합니다. - 가늘고 길게가는 지난한 용산의 싸움. 결국 그들만의 리그가 될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 정부의 사과는 커녕, 대중의 점점 희미해지는 기억을 등에 업고 비아냥거립니다. - 사무라이 조 같은 새끼는 아마 표창을 받겠지요? - 금지곡이 된 DJ DOC의 '포졸이'란 노래가 있네요. 경찰이 마이크잡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 홍상수가 좋아질것 같다. 그간 난 홍에게서 인텔리의 절제와 얄미롭도록 똑똑한 모습에 비위가 상해왔었다. 어쩜 저렇게 현실을 관조할 수 있는지, 그 능력은 무엇인지 배가아팠고, 반대급부로 김기덕을 좋아했었다. 감정덩어리, 상징덩어리, 욕먹어도 배설하고야 마는 솔직한 마초. 김기덕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선입견과 개인의 경험으로 무작위적인 타인을 판단해온 나를 반성하고 있는 와중에 이 영화를 만났고, 그가 겪었을 고통을 이해하게 되었다. 홍! 많이 아팠겠구나. 하는생각. 나도 요즘 그런 소통에 넌덜머리를 내고 있으니까. 망상과 착각을 걷어내면, 오롯이 관계의 속살이 보인다. 이영화, 속살을 보며 낄낄거릴 수 있었다. 상영관 찾기도 힘들고 더구나 꼴랑 4명이서 본 영화, 혼자보기 아까웠다. ..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 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