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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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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홍은 팔딱이는 생선같은 사람이었다. 적어도 내가 기억하기론 말이다. 남들에 비해 일찍 한 결혼만 아니었어도 당장 직장을 때려치우고 활동가로 살고싶었던 사람이었다. 체크남방을 즐겨입었고 항상 배낭을 메고 다녔다. 경상도 사투리 약간 섞인 말투에 한진지했던 그와 나,명 셋은 대학원 수업 중간중간 계단서 연기를 피우곤했다. 살맛나는 세상을 어떻게 만들것인가, 계단서 우리는 제법진지한 날들을 보냈었다. 그리고 오늘 7년만에 홍을 만났다. 우연히. 조직가 훈련을 신청한 그의 서류를 보니 격세지감. 강의시작후 뒤늦게 문을 연 홍을 보는 순간 또한번 격세지감. 그는 살이 무려 10킬로나 쪄있었고, 소복했던 곱슬머리가 슝슝 뚫려있었다. 그동안 술을 너무 많이먹어서 말이야... 쑥스럽게 웃는다. 우린 그때처럼, 쉬는 시..
허브티 미나리깡 옆에 앙증맞은 찻집이 생겼다. 철학원을 가장한 점집옆에 포장마차옆에 허브티라... 기껏해야 한시간에 서너명 지나갈만한 쓰러져가는 건물에 노란페인트는 생뚱맞다. 가난한 주택가에서 프랑스의 모닝커피를 연상케하는 작은 찻집. 분명 서민들이 흘리고 다녔을 막걸리 냄새를 쓱싹쓱싹 걸레질하고 있는듯한 모습. 오픈날을 기다렸다가 사무국 활동가들과 고상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해물과 치킨샐러드를 시키면 스파게티가 제공된다. 뭔가 바뀐듯하다. 엉성한 내부인테리어를 쑥쓰러워하며 주인장이 예쁜 그릇에 최대한 멋부린 음식을 내놓는다. 간이용 버너에 스파게티 요리라... 그것도 좀 우스꽝스럽다. 소박하고 깔끔한 커피잔에 향긋한 커피. 고상하게 시럽을 부으려는 순간 모기한마리가 빠져서 허덕인다. 그것도 좀 우스웠다...
바람둥이는 쿨하오? 스킨쉽에는 두종류가 있습니다. 애착으로 인한 친밀감의 표현이요, 하나는 스킨쉽자체가 목적인 경우이죠. 그가 키스했을때, 키스자체가 목적이라고 한다면 상대가 순이든 영희든,미영이든,순자든 누가되었든 상관없습니다. 그녀들은 직감합니다. 이 사람의 스킨쉽은 그자체가 목적이구나 하구요. 섹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술에 취해 더듬는 그라할지라도, 그 순간만큼은 여인의 피부, 얼굴, 가슴, 자체를 사랑하는 것과, 사랑의 세레나데를 읊어댔던 순진남이라할지라도 섹스 자체가 목적인 경우는 직감으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순이영희미영순자 가운데 순자는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순자는 그의 세레나데에 취해 정말 사랑한다고 착각하는 경우이지요. 이때 그는 "똥"밟았다는 사실을 직감합니다. 그는 자신의 섹스능..
쨍하다 다양한 휴먼네트워크(또라이중심)를 자랑하던 나도 매번 관계를 시작할땐 더듬거린다. 그만큼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탐색을 마치고 신뢰를 형성하기까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요며칠을 또 더듬거렸다. 그리고 정리했다. 자연스러운거겠거니 했다. 걸리적거리는 걸림돌이며, 구덩이며 잘 피해가려면 더듬이를 확 곤두세울수밖에... 난, 잘해낼거라 믿었다. 부자연스럽게 안그런척하지 않고 더듬거리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것도 그리고 믿었던 만큼 쿨해졌다는것도 그래서 맹목적인 환타지로부터 벗어나 눈꼽만큼일지언정 신뢰라는 알갱이를 모아갈수 있다는 것도 마돈나, 넌 단순한거니? 아니면 정말 관계의 달인이니? 푹자고 일어나니 기분이 쨍하다. 갠지즈강에서 노젖는 아이와 청년 그들은 이배, 저배를 갈아타며 호흡을 맞춰 노를 저었다. 어리..
현실은 날카롭다 손톱을 길렀다. 매니큐어를 칠했다. 몇벌의 옷을 구입했다. 렌즈를 끼고 화장도 했다. 주변사람을 소외시켰다. 자주 핵심을 잃는 내게 언니는 "너답지 않다"고 말했다. 세상은 나를 중심에 두고 공전했다. 내가 믿고싶은대로 믿을때 참 예뻤다. 그리고 손톱을 잘랐다. 설거지하기 편했다. 신용카드 영수증이 날라왔다. 옷을 구입하지 않기로 했다. 렌즈는 아프다. 그냥 안경을 쓰기로 했다. 내옆에 누가 있었더라. 이름을 불러본다. 미안했다. 세상은 각자 자전하고 있었다. 내가 믿고 있던 사실이 거짓임을 알았을때. 난 쓰게 웃었다. 그녀는 말했다. 자기애가 강해서 다시 시작하기 두렵다고. 난, 후회하기 싫어서 시작했는데 짧은 단편이 되고 마는건가. 단편도 기승전결이 있기마련이지만 말이다. 현실은 참 날카롭다.
속시원한 노래 Time goes by so slowly Time goes by so slowly Time goes by so slowly Time goes by so slowly Time goes by so slowly Time goes by so slowly 시간은 너무 천천히 흘러가지 Every little thing that you say or do 네가 말하는 그 모든 사소한 말들에 나는 I'm hung up 질렸어 I'm hung up on you 더이상 너하곤 볼 일 없어 Waiting for your call 네 전화를 기다렸던 Baby night and day 밤낮을 생각하면 I'm fed up 진절머리가 나 I'm tired of waiting on you 난 너를 기다리는데 지쳤어 Time goes ..
자기애적 대상선택 의존적 대상선택은 상상해본적 없다. 전생에 무수리 출신이라서 그런가보다. 다만, 나르시시즘을 무기삼아 자기애적 대상선택을 하는것 같다. 겉으로 보기엔 고상하지만 실은 감정노동이 고된일이다. 내 자신이 소중학고 특별하다고 생각한 나머지 상대방에 대한 공감이나 배려가 없다. 다만, 내 이미지가 침해당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서운함이 분노로 바뀌어 상대방의 문제를 분석하고 존재를 거부당했다는 분노로 잠을 못이루기도 한다. 거기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생각만큼 마음이 따라주지 않을때가 있다. 냉소적 말투는 가장 대표적인 표현일수 있겠다. 아니면, 아주 말이 많아지거나 입을 다물거나도 포함된다. 자기애적사랑에 대한 자각이 일어나는순간 참 멍청하다는 생각을 했다. 페르소나에 가려진 나에 대한 사랑이 진짜일..
노멀한녀석 "누난 늘 꿈꿔왔잖아" 놀라지 않는 눈치. "상상만 하라구" 역시 예상했던 노멀한 대답. 녀석은 안정적이다 못해 졸립기까지 하지만 불같은 나를 지켜보며 대리만족하고 있다. 나 또한 녀석을 만날때마다 찬물을 뒤집어쓰지만 복잡한 머리가 단순해져서 좋다. 전혀 다른세상에서 만난 녀석과 어느덧 4년의 우정이... 내나이 삼삼하던 시절 막 서른즈음을 향해 달려갔었지. 벌써 그때의 내나이를 먹어버린 녀석이 이젠 좀 큰것같다. 내가 지향하는 삶을 조금씩 내어놓을때마다 기함을 토하며 말리던 녀석이 지금은 그저 "상상만 하라구"하면서 여유를 부린다. 저녀석처럼 오버없이 편안한 성격을 갖췄으면 인생도 평탄하겠지. 함께하는 사람들과 지구력있는 우정을 쌓아가는 재주도 갖춘녀석. 무엇보다.... 맛있는거 사달라고 하면 다아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