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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섹스/그남자

노멀한녀석

"누난 늘 꿈꿔왔잖아"
놀라지 않는 눈치.
"상상만 하라구"
역시 예상했던 노멀한 대답.
녀석은 안정적이다 못해 졸립기까지 하지만
불같은 나를 지켜보며 대리만족하고 있다.
나 또한 녀석을 만날때마다 찬물을 뒤집어쓰지만
복잡한 머리가 단순해져서 좋다.
전혀 다른세상에서 만난 녀석과 어느덧 4년의 우정이...
내나이 삼삼하던 시절 막 서른즈음을 향해 달려갔었지.
벌써 그때의 내나이를 먹어버린 녀석이 이젠 좀 큰것같다.
내가 지향하는 삶을 조금씩 내어놓을때마다 기함을 토하며 말리던 녀석이
지금은 그저 "상상만 하라구"하면서 여유를 부린다.

저녀석처럼 오버없이 편안한 성격을 갖췄으면 인생도 평탄하겠지.
함께하는 사람들과 지구력있는 우정을 쌓아가는 재주도 갖춘녀석.
무엇보다.... 맛있는거 사달라고 하면 다아 사주는 녀석.ㅋㅋㅋ 이대목이 제일좋음.

"아팠을때 다 소용없어"
콩이랑 헤어졌을때 초췌한 모습으로 SOS를 쳤으나
간만에 외출한 내가 너무 좋아라하며 와인을 한병이나 비워버렸던 일을 두고두고 씹는다. 오늘도 씹는다.
그때 내기분에 취해 녀석의 상실에 대해 진지하게 함께해주지 못했다.
미안혀, 누나가 사과할께. 그렇다고 내 아픔에 그렇게 시니컬하게 대응할건 없잖아.

남자와여자의 관계에서
자매애와 이성애사이에서 자잘한 눈금이 존재한다. 스펙트럼이 다양하단 뜻
자매애에 가까울수록
우정을 나누며 지내지만, 설렘이 부족하다.
이성애에 가까울수록 널뛰는 감정노동을 겪어야 하지만 짧은시간에 많은 엔돌핀을 분비한다. 하지만 , 둘다 잃어버렸을때의 상실감은 마찬가지다.

녀석과 짧은 맥주한잔.
주식을 시작했고 부동산경기가 어떻고 청약이 어떻고
연봉이 어떻고 또 딴세상 이야기를 하다가
서둘러 돌아갔다.

언제함 탱고추러 오나다에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