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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기

맥도날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시급 4천원.
하루에 5시간 근무하면 2만원을 번다.
이런, 제길. 4대보험을 가입해야 한다. 공제하고 나면 한달 후 난 3십여만원을 손에 쥐게 된다.
가을옷 한벌 구입하고  미용실한번 가면 날라갈 돈이다.

노동이 정말 날 자유케 하려나?
액수와 상관없이 일하는게 즐겁다.
내 꿈이 하루 4시간 노동, 4시간 놀이, 4시간 공부, 나머지 잠인데.
몸이 피곤하니, 잠도 잘오고 살만하다.

부정한 생각들이 끼어들 틈이 없이 고단하다.
남아도는 기운으로 박스를 나르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잠시 빈 틈을 타 알바생들의 캐릭터를 분석한다.

프로페셔널의 냄새가 풍기는 김군은 나의 트레이너다.
일을 잘하지만, 다른사람의 어설픈 몸짓을 봐주지 못한다.
매니저 시험을 준비하는 김양은 적절히 쉬며 일할 줄 아는 노련녀이다.
적절히 친하게 적절히 예쁘게 말하고 행동하는 그녀가 편하다.
그들보다 5살쯤 많은 매니저급의 청년들과 지점장은
오히려 나를 더 어려워한다.
매장서 내가 최고령자여서 그런지, 출퇴근 인사에도 눈을 못마주치는 지점장.
귀엽다.
장애여성 2명도 있다. 장애가 있는줄 몰랐는데, 사회복지사가 매일 들러서 그녀들을 체크하는 걸 보고 알았다.

커피프린스처럼 매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드라마를 한편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