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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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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모종을심다 용인서 고추모종을 심다 1묘에 100원, 72모종이니까 7200원이다. 잡풀을 뽑고, 퇴비를 뿌리고, 땅을 고르니 꽤 훌륭한 밭이되었다. 엄마랑 나는 둘이서 두런두런 수다를 떨며 밭을 일궜다. 올여름 식탁은 맛난 고추로 행복해질 예정. 중3이후로 처음 농사란걸 시작한다.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달리고 싶었다. 휴일이 모두 지나간다. 아쉽다. 이번에 또 간절한 것을 하지 못했다. 감정적으로 모든걸 작파했던 4월이 지났다. 정신차리고 싶지 않지만 정신차려야겠지. 누수가 너무 심하다.
10년전에 장례식장 자다말고 벌떡 깨어 한밤중에 달려갔다. 10년전에 함께 활동했던 선배님들이 눈에 띤다. 이,김,김,김,임,모르는 송... 커보였던 선배들은 늙수그레해지고 여전히 이나라의 미래를 걱정한다. 고딩활동가의 미친소반대운동을 침이마르게 칭찬하며 기성세대인 우리를 반성한다. 선배들은 진보신당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남걱정 하지 말라고 나는 이야기 한다. 민주당이 남걱정 할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갈길이 다르고,지지정당마저 다른 이들인데 어찌 이렇게 반가운지. 한때는 초짜인 나만 덜렁 남겨놓고 각자의 길을 떠나버린 선배들이 미웠다. 나는 만삭의 몸으로 가락시장의 썩은 배추냄새를 맡으며 남자들 사이에서 지친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다. 가까스로 조직한 단체가 성장해가자 고물고물 연락이 통했다...
까발리아호 도착했다. 대운하반대 까발리아호 자전거부대. 설레며 기다린 그들, 중간에 합류한 서울당원까지 합해 20여명이 우리 사무실을 가득 채웠다. 두명의 술자리서 시작된 까발리아호 아이디어가 불과 10여일이 지나서 진보신당의 큰 이슈가 되었다. 운동권은 엉덩이가 무거워서 이것저것 계산하지 않고 자전거 타고 달렸다는 그들. 기꺼이 꼬막과 닭발, 문어 안주를 쏘았다. 덕분에 마이콜에게서 낭만적인 7080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기다리는 사람이 있고 맞아주는 사람이 있으니 마냥 따뜻하고 즐거운 술자리다. 사는게 그냥 이렇게 즐거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징조로 받아들이는건 오버겠지? 1318놀이터 공사가 한창이다. 옛날옛적부터 깡패많기로 소문난 천호동지역은 아직도 건달세계에서 허덕이는 청소년이 많다. 다른건 몰라도 믿어주는 것은 할수 있을것 같아 위기청소년 이용공간을 준비키로 한것. 어렵게 십시일반 돈을 모아 보증금을 마련하고 강동교육청지원으로 밴드실과 악기를 준비하고있다. 공사마무리 시점인 오늘. 유리창이 박살났다는 전화. 누가 왜, 그 유리를 박살냈을까? 문을 열기도 전에.... 물론, 위례시민연대가 이삿짐을 풀고 첫출근하던날. 문앞엔 피자판 만한 똥과 함께 날개형 생리대가 그 위를 덮고 있었다. 당근, 내가 치웠다. 아무리 급해도 왜 하필 우리사무실 문앞이냐고. 그러게 빌딩의 화장실은 항상 개방해둬야 한다는 게 나의 지론. 여하튼. 박살난 창문소식을 듣고 사무실로 달려가야했으나..
... 행복하면 된거다.
네트워크 네트워크는 수평적이다. 자기신원을 인지할 때 비로소 네트워크가 이뤄진다. 수직적인 연대와, 운동본부라는 이름의 집행대행체제의 연대체와는 다른개념이다. 사람들은 대개 개념을 가르지 않고 그저 요즘 유행하는 연대조직의 다른이름처럼 인식하고 있다. 통신분야에서 사용하던 경제용어였던 네트워크가 어느덧 운동조직의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여하튼. 그 네트워크를 위해 난 졸린 눈을 비비로 나갈 채비를 했다. 양천구 목동. 서울의 동쪽 끝 강동구에서 팔계국장님과 함께 출발하여 서울 서쪽 끝 강서양천으로 향했다. 계획도시라 역시 깨끗하다. 일방통행 일색이라 처음 방문한 사람은 헤매기 일쑤. 바로 앞 건물을 두고도 한참 돌고 돌아야 한다. 계획도시는 어쩌면 이방인을 배척하려는 저의를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여기 사는 사람..
이렇게 늙어도 좋아 코넷 대표 이취임식을 준비하기 위해 실행위원이 모였다. 실행위원이래봤자 실은 다들 바빠서 참석못하고 시영이형과 경희언니 그리고 나 3명뿐. 그래서 성수역까지 친히 방문하셨다. 말안해도 통한다. 의견이 달라 싸우다가도 입을 틀어막으면 그만. 서로 이야기 하려고 중간중간 말을 자른다. 물마시듯 술이 술술 넘어간다. 취하지 않는다. 긴 토론, 긴 잡담, 긴 우정, 긴 사랑. 진보신당은 신진그룹의 발랄함에 당황하고 있을지 모를일이다. 그 안에서의 기득권을 향해 안전하게 착지하고 있는 이들이 또 기대하는 뉴페이스들에게 실망을 안겨줄지 모른다. 들어갈까 말까 고민이다. 비전을 세우는 것은 일원이므로 바깥에서 비판하는 부류는 되지 말자. 아니다, 지켜보는 것도 선택이다. 그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 주민운동을 하는 ..
환하다 보여주려고하면 삑사리가 난다. 집회때의 마이크 공포증도 그런 종류다. 평상시 말만 잘하다가, 마이크만 잡으며 단어가 어려워지고 꼬이면서 도대체 무엇을 말하려하는지 알 수 없게 된다. 예뻐보이려고 하면 불편하다. 후크는 배꼽을 파고들고 렌즈는 눈알을 마구 압박한다. 마스카라는 눈꺼풀을 주저앉히고 구두는 명랑운동회 내내 나를 주저앉혔다. 잘나가려고 하면 오히려 뒤처진다. 인생은 덤으로 얻어지는게 별로 없다. 본품에 추가구성, 거기다 덤까지 바란다면 건, 유통기한을 얼마 남기지 않은 것들일 가능성이 높다. 더욱더 잘하려고 하면 더욱더 초조하고 뜻대로 되지 않는게 당연지사. 사람의 '의지'란게 얼마나 볼품없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