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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기

책읽을시간에 손톱을 다듬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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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사람을 만나고 싶니?
그렇다면 너희들이 똑똑해져야해.
멋진 오빠를 만나고 싶다면 멋진 언니가 되어야 겠지?

1318놀이터 중딩들과 사랑과 섹스에 대한 공부를 했다.
주제가 주제이니 만큼 자신이 겪고 있는 사랑에 대한 상담이 이어졌다.
우리중딩들은 위기가정의 아이들이다.
초등 4~5학년 수준의 학습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NIE수업임에도 불구하고 느낌표현하기, 분석, 비평 은 불구하고
어휘력을 익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아주 기본적인 단어의 뜻을 해석하는데 시간을 다써버리기일쑤다.

놀이터 중딩은 고민이다.
최근 좋아하는 남친이 생겼기 때문.
아직 다 성장하지 못한 풋풋함과 통통한 볼살이 귀여운 그녀들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오빠가 자기를 맘에 들어 할 것인가다.

난 주구장창 이야기한다.
우리 스스로 멋진 사람이 되자.
수능점수 높은 사람이 아니라 지적인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되자.
그러면 그런 수준의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라고.
그러면서 은근, 수업에 집중할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난 거짓말을 하고 있다.
돈도 없고, 학벌도 없고, 가장 결정적인건
이쁘거나 섹시하지 않은 그녀들이 사랑을 쟁취할 수 있을 것인가?
똑똑해지려고 갖은 애를 썼으나
손톱이나 다듬고 껌씹던 짝꿍에게
오빠를 빼앗겨 버린다면.
그래서 사랑을 잃고 헤맨다면

"야! 너를 알아보지 못하는 애는 그냥 차버려, 세상엔 남자가 많단다"
이렇게 간단히 이야기할 수 있는가?

10년후 그녀들이 자라서
쓴소주 기울이며 패배에 젖어 눈물을 훔치다
우리집 초인종을 누루고 도망가더라도 난 할말없다.

운동권 H는 총기로 똘똘뭉쳤던 운동화 신은 그녀들을 버리고
80년대 삼엄한 시절에도 하이힐을 신고 김혜수처럼 생긴 그녀와 사랑에 빠졌었다.

누가봐도 잘난척 Y는 남자들이 뜯어말리는 바람둥이 그 남자의 눈빛에 쓰러져
근 2년을 헤매다 정신차렸다. 듬직하고 충실했던 D,F,G 모두 차버리고 바람둥이 남자에게 목메달았지만 성은은 커녕 손한번 잡아보지 못했다.

핸폰가게 K 사장은  수수한 K 보다는 아직도 조폭과 함께살며 된장녀를 꿈꾸는 그녀 G를 잊지못해 매일밤 술로 지새길 2년째다. 너무도 섹시하고 예쁜(조폭이랑 살정도면 어느정도겠는가?) 그녀때문에 40이 가깝게 연애가 안된다.

누가봐도 못생긴 남자선배와 여자선배 소개팅을 주선했다.
여자선배는 그 선배와 맘먹고 잘해보려고 햇으나 남자선배는 소개팅이후
나랑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몇년후 그 남자선배보다 키가 10센티가 크고 예쁘고 수려한 그녀와 결혼했다.

저 주인공들의 이상형은 어땠을까요?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이었으면 해"
"뉴스보며 대화는 통해야 겠지?"
"자기중심이 있는 여자였음 좋겠어, 의존적인 여성은 싫어"
"귀여움 보다는 진중한 여성이 좋아"

그리고 그 주인공이 선택한 사람은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우선 예쁜건 기본
누가봐도 고개가 돌아갈 정도로.
말이 없거나 그저 듣는다.(좋은말로 경청)
여기서 가장 중요한건
거절이나 강한 긍정이 없다.
애매모호한 태도 -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끌 수 있는 비결
그래서 상대방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준다.
그래서 오랫동안 아파하기도 한다.

흠... 생각해보니 위와같은 남성에게 당한 경험이 새록새록.
당하다기 보다 아름다움에 현혹되어 멍청해진 내가 내무덤을 판게지.

결국, 난 아이들에게 속으로만 이야기한다.
"공부할 시간에 손톱이나 다듬어"

여기서 잠깐.
프레시안에서 빈곤에 대한 대담을 하면서 나와 박수정샘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거기에 댓글하나 "정말 좋은일 많이하시네요. 근데 착한일하는 사람은 다 그렇게 못생겼나요?" 허걱. 이 사례는 여러트레이너들에게 널리널리 강의에서 쓰여졌다는.
그렇다면 못생긴여자컴플렉스가 이런 분노의 글을 끄적이게 만들었단 이야기인가?
이젠 그런논쟁은 지겹다.  사실이래도 어쩔수 없어.

바트, 바트, 바트,
세상은 그렇지 않을거야. 그렇게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되지.
정말 똑똑한 그는 그녀들을 알아볼거야
꿈의 나래를 펼쳐보지만 신은 뒷통수를 친다. 달랑 깨진 도끼자루 두개 들고와서는
"금도끼는 빼고, 동도끼가 좋으냐, 아님깨진도끼가 좋으냐"

똑똑하고, 자립적이고, 멋진 나의 여성동지들을 보라.
애인이 없다. 그래서 허벅지 빵꾸날 정도다.
그러나 당당하다는거. 내가 보기엔 참 아름답다는거(동성애 지수가 높진 않음)
위안을 삼고

난, 잘생긴 사람이 정말 좋은데
만난지 10분 후면 하품한다.
얼마전 로드도 10분만에 정리됐지 아마?
그래서 또 한번 위안을 삼는다.

좀 오래걸리긴 하단다.
남자란 동물이 결혼을 하거나, 혹은 골백번은 차여봐야 정신차리고 성장하니깐....
결국, 음... 내생각엔
남자들이 정신차리는 시점,결혼후 10년쯤 됐을때 만나보는건 어때?
인생의 쓴맛단맛 다 본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를 만나려면 말이야.
아님, 정말 연애의 달인을 만나서 공책에 적어가면 배우던지. 독점을 하지 않으려면 많은 고통이 수반되기는 하지만 말이야.


- '아름다움의 과학' 울리히렌츠 -
여성주의자들한테 맞아죽을지 모른다.
울리히렌츠는 정말 과학적으로 공부할 시간에 손톱다듬으라는 메세지를 전한다.
억울하지만, 차점자들끼리 만나라는 그의 경고. 그는 말한다.
"아름다움은 나의 자유를 구속하고 심지어는 멍청하고 어리석게 만들기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