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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기

이해

제법 센 바람일 불때도 나무 밑둥은 들썩거리지 않는다. 엉덩이가 깊숙히 땅속에 박혀있기 때문. 그러나 맨꼭대기의 나뭇가지들은 회오리바람을 맞은 것처럼 휘청휘청 흔들리기 마련. 왜 이런바람에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반응할수 있는지 가지들은 밑둥을 이해못한다. 밑둥은 이정도면 시원한데 왜이리 흔들리는거야? 라며 이해못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태양과 수분을 적절히 배분하고 나누며 성장하는 한몸이다.

무엇때문에 갈등하는가? 구체적으로 나열하다보면 다른사람이 볼까 두려울 정도로 아주 현실적인 문제로 갈등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용어로 나 자신의 변화를 읽어내려고 하지만 왠지 명쾌하지 않다.그렇다면, 그것은 형이하학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들로 감정이 상해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잘 모른다. 설마 그런 문제로 내가 고민할 줄 알아? 하는 심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경우, 상호의존적인 상대의 반응 탓으로 돌릴 경우가 있다.

내의도대로 세상이 움직여주지 않을 경우, 한정된 자원인 관심과 사랑이 기대했던 만큼 자신에게 돌아오지 않을 경우, 내가치관대로 살고 있으나 실은 학습된 가치관과 심하게 충돌할 경우, 약간의 솔바람도 견딜 수 없다.
특히 가치관의 혼란은 인정하기 싫지만 곧잘 갈등의 한가운데 서게 만든다. 이미 머리로는 방향을 설정했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 결심했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노라고 말하고 있지만, 학습된 가치관과 심한 혼란을 겪으면서 편안하지 않음에 갈등하는 건 아닐까?


내가 지금 이순간, 가장 이해하고픈 그대에게 이노래를 보냅니다.
한대수 -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