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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블로그는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나와 관계가 있는 사람이 관음할 때의 불쾌함은 이루말할 수 없다.(난 아는 사람 중 몇사람에게만 나의 블로그 주소를 알려줬음)  오프에서 나를 아는 사람이 내 블로그 내용을 가십삼아서 수근거리고, 또 그 수근거림이 돌아서 돌아서 내 고막에 꽂힐때의 불쾌감이란... 블로그 짐을 싸서 이사 가고픈 생각이. 흑흑. 미스 ㅇ, 미스터 ㅊ 난 그대들의 아이피를 알고 있소. 

포스팅 의지마저 꺾어버리니, 그 몇사람 때문에 불특정 다수도 재미없는 공간이 되고 만다.(하기사 내 블로그가 그리 재밌는 공간은 아니다). 

답답해서 솔직하게 씨부려보고 싶지만, 관음증 환자들 때문에 그냥 덮어버리기 일쑤였다. 연예인도 아닌데, 가쉽거리가 되기 쉽상이다. 제발 관심좀 꺼주기 바란다. 아니면 조용히 읽고 입을 다물어 주시던가.

요 며칠 불면증에 시달린다. 잠이 들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은 생생한 꿈과 마주했을 때다. 

꿈1.
딸래미와 해외여행을 갔다. 마침 그곳은 전쟁중이었다. 여행도 못하고 바로 귀국해야 하는 상황. 전쟁통에 먹지도 입지도 못한 어린아이에게 딸은 내가 새로 사준 옷을 줬다. 나는 따귀를 때리며 화를 냈다. "여행 오기 전에 사준 옷을 왜 남을 주냐"며.
옆에 있던 경희언니가 화를 냈다. "이곳서 받은 게 얼마인데 그깟 옷 하나를 주지 못하냐"는 거였다. 난 억지로 어린아이에게서 옷을 빼앗았다. 일행은 공항으로 향했지만 난 여권을 잃어버려 가지 못했다. 비행기 시간을 맞추지 못해서 아둥바둥했다. 일행은 보이지 않았다. 나와 딸은 공항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그저 불안하기만 했다.

꿈2.
뚜껑이 없는 차를 타고 후배의 집에 놀러갔다. 후배는 이혼하고 부모집에 와있는 줄로 알았는데, 임신한 부인과 함께 우리를 맞이했다. 당황했다. 나는 후배의 부인이 싫었기 때문이다. 나와 친구는 후배에게 간단한 인사만 하고 뚜껑없는 차를 타고 드라이브 했다. 차를 타고 가는 내내 친구는 "활동가는 ~~~ 해야 해. 너는 ~~ 살아야 해"라며 잔소리를 했다. 화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 바로 옆자리에 앉은 어떤 여자가 "말처럼 쉽지 않다" 며 내 편을 들어주었다. 그 여자는 잔소리했던 그 친구와 똑같이 생긴 여자였다. 기분이 묘했다.

내 마음은 하루가 멀다하고 극과 극을 달려왔다. 2년의 세월이 흘렀다. 결심은 수십번을 했지만 앞으로 닥칠 일들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남들은 어떻게 그런 용기가 생기는 걸까. 더구나, 잘해보겠다고 노력하는 그를 볼때마다 나는 마음을 다잡고 '잘 살아보자'라고 수백번을 결심했었다. 오히려 결혼 초기에 헤어졌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난 지금 시기를 놓치고 나서 또 똑같은 후회를 하며 살지도 모를 일이다.  

잠을 자고 나면 극단적인 감정이 바뀔지도 모르겠어서 최대한 사람만나는 것도, 연락도 자제하며 고민했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솔직해서 상처를 주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두렵고, 도망갈 곳도 없고, 직업도 없고, 돈도 없고, 나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다. 그래도 난 감당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설마, 죽이기야 하겠어?

다음은? 난 모른다. 내 삶을 내가 어떻게 통제하겠는가. 통제 가능하다고 판단했으면, 철저히 계획하고 준비해서 뭔가를 해냈겠지만 그건 그렇지 않다. 니체를 읽으면서 최대한 뻔뻔하게 살아야겠다고 나를 합리화했지만 가라타니고진의 '윤리21'을 읽으면서, 왠지 모를 성찰이 몰려왔다. 내 입장을 괄호에 넣고 관계를 돌아봐야겠다는 생각?
진짜 책임을 진다는 건, 진공상태의 관계만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나를 바라보는 일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책임지는 일이다.

난 말할거다. 그리고 다음을 고민할 거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내가 드라마 작가 공부를 좀 뒤로 미루는 한이 있더라도 밥벌이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심하고 나니 편하다. 맥도날드 알바 가지고는 '홀로서기'할 수 없다. 일하기 싫지만, 최소한 밥벌이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 채용공고를 다시 한번 살펴본다.

결심하고 나니 맘이 편하다. 지지부진하게 2년을 끌어온 건 이 시기를 고상하게 넘기고픈 욕심이거나, 혹은 돈 한푼이라도 더 건지거나, 혹은 욕먹지 않고 지 살길을 찾고 싶어서였을 거다. 가장 중요한 양육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무신론자면서
오늘은 절실하게 기도하고 싶다.

"살려주세요"

* 혹시 해몽하시는 분 있음 댓글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