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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기

공부

토현이는 무조건 싫다고 한다.
클레이아트를 빼고는 어떤 종류의 학원이나 수업은 받지 않겠다는 완강한 입장.
난 아이의 뜻을 존중한다며 하기 싫은 건 뭐든지 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곧 후회했다. 토현이는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잘 못하기 때문에 하기 싫었던 것이다.
친구들은 어릴때부터 영어학원이며 피아노 학원을 다니며 조금씩 실력이 늘어갔고
토현이는 친구들에 비해 현저히 능력이 떨어졌다.
점점, 흥미를 잃어가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만 하려고 들었던 것이다.
클레이아트는 꾸준히 1년 넘게 해오니 수준급이 되었고, 그것만 자신있었던 것.

토현이는 클레이아트만 좋아한 건 아니었다. 어린이집 다닐때는 영어뮤지컬에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었다.
그녀의 친구 엄마는 따로 공부를 시키는 줄 알고 있었으니까...
잘 할 수 있었고 재미있어 할 때, 그냥 시킬 것을...
사교육 싫어하는 부모의 교육원칙 때문에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지금은 영~ 흥미를 잃어버린 토현.

어젯밤 진지하게 공부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결국 토현이는 울음을 토하고 말았다.
"학교 영어수업은 선생님이 영어로만 이야기를 해서 도무지 이해도 안되고 재미없어. 그런데 친구들은 다 알아듣는단 말이야"
부화가 치밀었다. 정상적인 지적 능력을 가진 아이가 학교에서만 받는 수업을 이해할 수 없다면, 그건 공교육이 학습방법을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내가 왜. 진작 학원을 보내지 않았는지에 대해 후회하면서 부모로서 자격을 탓해야 한단 말인가. 열받는다. 

그러면서... 다음날, 영어학원을 알아봐야지 라고 결심하는 나.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