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루살기

난 독립적으로 행복한가?


'삶은 남의 제스처로는 살아낼 수 없다는 것. 오늘 바로 이순간 우리가 깊이 되새겨야 할 가르침은 바로 이겁니다'
(철학적 시읽기의 괴로움, 강신주, 2011.동녘)

연예인의 뒷담화나 스캔들처럼 재미난 이야기거리가 있을까?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면 외면하지 못하고 클릭해버리고야 하는 관음증을 어찌하면 좋을까. 습관처럼 반복되는 일상이 지겹거나 현실을 도피하고자 할때 유난히 클릭횟수가 많아지는듯 하다.

사실 난 성적 로망으로서의 천호진, 아들로 삼고 싶은 원빈을 제외하면 그리 연예인에 관심없다. 그 둘도 사진이나 영상을 보며 침을 흘릴뿐 그들의 삶에 대해 별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저 이쁜 것을 보고 느끼는 자잘한 행복감 정도?
그런데 오늘 이사람, 왠지 부럽다.

나꼼수 열풍 때문인지 김어준 총수의 연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와 인정옥.
인정옥씨의 드라마를 좋아하는터라 왠지 그 둘의 이미지 궁합이 잘 맞는다는 기분도 들고, 왠지 멋있는 포스로 그들만의 독특하고 자유로운 연애를 할거라고 상상하니 샘난다.

시샘이나 부러움을 느끼니 그들을 닮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다.
특히 연애에 있어서 그렇다.

어설픈 그시절이 있었다. 타자의 욕망을 충실히 흉내내며 그럴듯한 자기로 변화할 수 있다고 믿는 순간, 진짜 그것이 현실로 왔다. 희망사항이 현실이 되고 난 그것으로부터 행복감을 느꼈다. 결혼도 마찬가지였던것 같다. 안전하게 제도권으로 착지하면서 보통스러운 일상이 행복이라고 생각했고 그 자체로 행복감을 느꼈다.

그런데, 어느순간 어긋나기 시작했다. 보통스러운 일상을 만들기 위해, 혹은 희망사항이라는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온전히 나라는 독립적인 인간의 감정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연인관계에서도 가족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요즘, 난, 사회적 존재로서 타자의 시선, 타자의 조건에 충족하는 삶을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허무한지 알아가고 있다.
일탈조차도 멋져보이고 싶어서 살았던 순간들을 회상하며 독립적 행복에 대해 사유한다. 

난, 지금. 독립적으로 행복한가.
일, 사랑, 가족, 그리고 친구와의 관계. 얽히고 섥힌 사건과 관계안에서 난 보이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는 않은가.
그럴듯해 보이고자 하는 모습대로 평가받을때 느끼는 짧고 강한 쾌감으로부터 얼마나 거리두기를 할 수 있는가.
난, 지금 독립적으로 행복한가.

남의 제스처로 살지 않으면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면 난 진정, 독립적 인간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본다.

요즘, 난, 이러한 사유들을 친구들과 나눈다. 그 이야기는 나에 대한 도발적 질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요즘, 난. 독립적 행복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재미가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