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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기

바람이 분다


정수리는 따갑다. 바람은 선선하다. 빨래는 바짝 마른다.
고독을 씹고 싶은 날씨다. 울감을 즐기고 싶은 날씨다.
되도록 혼자 있고 혼자 걷고 싶은. 매년 이맘때, 이런 날씨에는 20년 정도 회귀하는 듯.
이럴때 사고가 난다.

태국 메솟 버스 터미널에서 맞은 그 바람.
오늘 아침에 그바람. 그러니까 건기에 부는 선선한 바람이 갖는 특유의 촉감이 있다.
가슴을 집중적으로 파고 드는 그 촉감을 뭐라 표현해야 할지.
비극의 여주인공 놀이가 시작된건가?

시절인연은 이때 찾아온다.

글 좀 쓰려고 하니까 전화오고 지랄이다. 단어도 까먹고 감정까지 까먹었다.
촉감도 까먹고, 냄새도 잊어버렸다. 에잇.
여하튼 그렇다는 거지뭐.

안철수, 박원순씨가 단일후보 협상한다는 이야기를 쓰려다가 갑자기 바람이야기가 나오고 전화오니까
또 까먹어서 뭘쓰려고 했을까 생각하고. 뒤죽박죽이다.

빚더미에 앉은 서울시를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빚갚기도 허덕일텐데. 된장서울이 집안을 거덜냈으니 이를 어쩔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