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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개콘 결방, 국민 모두 웃지도 마라?


개그콘서트가 2주차 결방이다. 국민 모두는 웃으면 안된다. 강요된 추모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뉴스로도 충분하다.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해 안타까움을 넘어 이제는 지겨워서 TV를 꺼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마치 퍼즐 맞추듯이 정부, 해군, 전문가가 각기 다른 말을 하면 공통된 점만 골라서 뭔가를 짜맞춰야 한다. 언론은 퍼즐조각을 늘어놓느라 정신없다. 그냥 늘어놓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국민의 판단을 묘하게 조정하고 있다.

언제부터 그렇게 언론이 북한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가. 뉴스 앞뒤로 김일석 주석 생일을 맞는 북한의 분위기며, 천안함 침몰과 관련 북한이 아무말 없다는 둥, 관련없는 보도를 살짝 앞뒤로 끼어맞추도록 퍼즐조각을 제공한다. 현 정권은 무엇을 원하는 걸까?

첫째, 책임회피다. 뒤가 구린 사람은 변명이 많은 법. 방송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알맹이도 없는 천안함 관련 보도를 주구장창 르뽀로 늘어놓기 바쁘다. 특히 북한의 도발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싶은 것 같다. 닳고 닳도록 써먹어서 이젠 콧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더이상 우려먹을 것도 없는 시나리오, 한심하다. 하지만 효과만땅이다. 어차피 사람들은 믿고 싶은 것을 믿을 뿐이다. 혹은 욕망하는 것을 사실화하고 싶을 뿐이다. 반공정신 투철한 수구언론과 개인들, 그리고 그를 대표하는 MB는 미리 그림판을 만들어 놓고 관련된 증거수집에 눈이 빨개져 있으리라.
"이건 쟤네들이 잘못한 거거든요?"

둘째, 국민의 정치적 무관심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들은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었다. 정확히 말하면 언론이 정치에 관심을 갖도록 여야 논쟁거리가 될만한 안상수 사건 등 정치관련 뉴스를 보도해왔다. 선거패턴은 엎치락뒤치락해왔다. 총선에서 승리하면 지방선거에서 실패하고 뭐 이런식이다. 한국사회는 정치적 입장이 확실치 않은 대중이 대거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현정권에 대한 심판이 확실한 편이기 때문이다. 뽑아놨더니 변하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선거판도는 홱홱 바뀐다. 그래서 바람정치 아니던가. 이때 중요한 건 언론의 역할인데, 이런 사건이 터지면 자연스레 국민은 정치에 무관심해진다. 무관심에서 가장 이득이 되는 정당은? 너무 뻔하지 않은가.

말이 많아졌다. 그저 난 개그콘서트를 시청하고 싶다는 욕구를 표현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래 다시 개그콘서트로 돌아가보자.

천안함 침몰. 슬프다. 당사자와 유족들 안타깝다. 하지만 유족이 원하는 건 침몰원인을 속시원히 밝혀주고 시신을 하루빨리 찾는 것이지, 예능프로그램 결방하면서까지 나라 전체적으로 슬퍼했으면 하는 바람은 아닐 것이다.

세상엔 매일 안타깝게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세상 한편에서 새생명이 태어나고, 산 자의 삶은 지속된다. 개콘 결방을 통해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밝혀지고 망자가 산자가 된다면야 결방이 아니라 아예 그 프로가 없어져도 좋다. 하지만 천안함과 개콘프로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개콘 개그맨들은 하루아침에 돈벌이를 못하게 되고 배를 움켜쥐고 천안함을 추모해야 하며, 시청자는 대체방송인 스폰지 스페셜을 보면서 추모해야 한단 말인가.

이 강요된 추모분위기를 조장하는 정부와 방송사를 어떻게 아작낼 것인가? 에휴~ 짜증난다. 시청료 환불운동이라도 해야 할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