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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기

감정의 쓰레기통

난 어제 주민들과 관계에서 고민하고 있는 실무자에게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어줄 만큼 나는 여유있고 넉넉한가?를 성찰하라고 주문했다.

역시 경솔했다. 매번 교육장에 들어서기 전 습관처럼 주문한다. 경솔하지 말자고.

난 곧 후회했다. 누군가의 고충을 들으면서 난 들어주기보다 분석하고 조언하려 했기 때문이다.

뒷통수가 따갑다.

 

그리고 봄비가 내린다. 난 봄비를 느끼려고 작정(?)했으나 일을 주문하는 전화 한통화로 산통이 깨졌다. 이내 무거워졌다. 도대체 생활에 활력이 있을만한 정도이 일은 얼마만큼인가.

며칠전만 해도 발걸음이 가볍던 일상이었는데 조울증처럼 갑자기 무거워지고 지치다니. 어느정도를 담아야 적당히 심심치 않으면서 먹고살만큼 생활비를 벌면서 일상을 느긋하게 보낼 수 있단 말인가. 나이가 들면서 욕심만 늘어간다.

쉼이고 나발이고 새로움이 좋고 목표가 좋고 성과가 즐거웠던 어쩌면 어리석은 나의 30대는 이런 욕심은 없었다. 30대를 그렇게 보낸 덕분에 40대는 나에 대한 주변의 기대가 늘어났고 난 기대에 춤추며 허우적대고 있는 듯 하다.

 

타인의 기준보다 나의 기준이 생긴 건 좋은데

나의 기준이 어째, 지금의 나의 삶과 맞지 않아 서걱거린다.

바쁘지 않기를 목표로 애쓰면서도

그 애쓰는 작업 또한 바쁜데 보태는 꼴이라니.

 

잘하려고 애쓰지 않다보니 하는 말마다 허무맹랑해지고

쉬엄쉬엄 가려하다보니 까먹는게 다반사고

순간에 충실하려다보니 미리 대비하지 않아 주변사람이 애끓고

사랑하려 하다보니 타인은 상처받고

혼자의 시간을 보내려다보니 청소만 늘어간다.

 

당췌. 오늘은 또 어떤 감정의 흐름안에 내가 놓여질 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