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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기

혼돈과 자극

정신이 없다는 건 바로 이럴 때다.

엄마가 하루이틀 아픈 것도 아닌데 작은 수술 하나에 왜 이렇게 내가 흔들리는가.

역시나 마음의 문제였다. 다시 억울해지고 분노하다니. 나도 아직 멀었다.

결국 그 분노감은 나를 죽이는 일이었다. 무기력하고 열이나고 아프다.

도대체 이렇게 힘들어할거면서 그동안 잘난척은 다 뭐란 말인가.

그래서 정신을 차리기로 한다.

 

1. 엄마는 심각한 상태가 아니니 한달을 견디자.

2. 교육을 줄이고 틈틈이 엄마와의 밤 데이트를 즐기자.

3. 엄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엄마는 나에게 예수이지 않았던가.

4. 의지할 곳이 없어 방황하지 말자.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5. 일단 중지하자. 학원은 미뤄두자. 급한게 아니니.

6. 우선 약속된 건강생태계사업에 집중하자.

 

그리고 난 새로운 자극이 시작되었다. 젊은 활동가들의 스마트함과 열정에 놀랐다.

늙수그레한 우리그룹에서 반복적인 논의와 철학이 최고라고 생각해왔는데

그간 손가락사이로 빠져나간 열정과 자극을 마주하고 보니 치열함을 놓고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래서 나이가 들면 보수적이 되나? 하는 성찰과 함께.

 

송과 신은 참 똑똑하고. 난 그녀들과 함께 일하며 다시 공부한다.

주와 백, 이를 만나니 나의 아이디어란게 얼마나 고루한지 부끄럽다.

그녀들에게 새로움을 배운다.

어찌보면 기회이자 행운이다. 내가 쓰여질 새로운 곳에서 내가 쓰여지기보다 내가 그들로 하여금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말이다.

 

참 간만에 동영상도 찾아보고 문건도 읽고 회의도 참여하고

나의 의견이 다듬어지는 경험을 한다.

 

반갑다. 송과 신, 주와백,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