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뜨면 아침이던 내가 새벽잠을 걷었다.
몇시간이 100일같다. 왜이리 길던지, 책읽다가 샤워도 했다. 밥도했다.
그래도 날은 밝지 않는다.새벽잠은 푹 자야 보약이라는 말. 실감난다.
잡념이 몸을 흔드니 불면은 건강에 나쁠수 밖에.
병실에 누워있는 엄마, 기침하는 토현, 서울시에 제출해야 할 보고서, 맘상한 그.
머리속이 회오리친다. 마른바닥을 뒤척이니 등뼈가 쑤신다.
버거운 요며칠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려나?
어젯밤 송년회는 장례식장 같았다. 같은 처지에서 고단한 얼굴을 하고 있는 김과 홍. 그리고 나.
눈치는 챗겠지만 어두운 분위기에서 혼자 허공을 가르며 열심히 떠들던 미.
난 소음이 힘들어 돌아섰다. 그리고 티앤셀러드에서 맥주 한병을 마셨다.
썰렁한 좁은 공간에서 맥주는 빨리 넘어가지도 않았다.
한병 싸서 들고, 주인장이 건네주는 맥주용 컵을 가방에 넣어 집으로 왔다.
그밤은 짧았고, 새벽은 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