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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기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코끼리를 생각한다고 했던가요?
쓸데없는 꿈을 꾸지 말라는 신신당부를 듣고 잠이드니 정말 쓸데없는 꿈을 꾸고 말았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당신과 아침을 맞이하고 싶어요"
그녀는 그말을 기억하다 잠이들었습니다. 주름치마 입고 잠이 든 새벽녘, 그의 집에 심부름을 갑니다. 급한 일이 있는듯 합니다. 아무래도 그의 동생들 보모를 했어야 했나봅니다. 주상복합 아파트 1층에 그의 집이 있습니다.
7명 정도 되는 어린 동생들이 유치원 갈 준비를 합니다. 그녀는 우왕좌왕 하며 아이들의 아침을 먹이고 노란 승합차에 아이들을 태웁니다.
(어제 정성본 칼국수를 먹으며 봤던 그 교회 승합차더군요)
집으로 돌아가 대충 정리하다가 조금 큰 동생에게 물어봅니다.
"오빠는 어딨니?"
"자고있어요"
미로같은 집을 뒤져서 겨우 작은 골방을 찾아냅니다. 그곳에 그가 자고 있더군요.
가만히 옆에 누웠더니 그는 실눈을 뜹니다. 몇번 눈을 깜빡이다 벌떡 일어납니다.
"어떻게 우리집에 왔죠?"
"아침을 같이 맞이하자면서요?"
웃지도 않는 그와 어색한 조우를 하고 다시 거실로 나와 음식물 쓰레기를 치웁니다.
쓰레기를 버리면서 순간순간 구덩이 같은데 빠질뻔 해서 놀라는 그녀.
이런저런 일을 정리하고 다시 골방으로 가니 그는 어느 여인의 배를 베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습니다.
"이 여자는 누구예요?"
그는 묵묵부답. 이여자는 말합니다. "우리 아버지가 소개해서 오빠를 만나고 있어요. 아줌마는 누구예요?"
그녀는 분노합니다. 그리고 돌아서서 골방을 나옵니다.
거실서 이런저런 짐을 주섬주섬 챙기는데 그가 말합니다.
"이번에 또 변명하자니 할말 없군요"
"변명하지 마세요"
"하지만 말할 기회를 주세요"
그녀는 소리칩니다. "그럼 이야기 하세요. 저 여자에게 우리는 사귀고 있다고 말이죠"
그는 당황합니다. 그녀가 소리를 치던 순간 여자는 놀라서 멈칫하고 고추를 다듬던 거실의 몇몇 아줌마와 그의 엄마도 멈칫합니다.
그중 한 아줌마가 따뜻한 미소로 제게 고추를 권합니다.
아삭이 고추인듯 싶더군요. 가까스로 먹고 집을 나옵니다.
주름치마 펄럭이며 나오는데 그가 쫓아옵니다.
그리고 저번 꿈에도 갔던 커피숍으로 들어갑니다.
뒤돌아서 그의 뒤통수가 아주 낯섭니다.
가슴은 두근거립니다.

띠리링~
전화벨이 울려 잠을 깼어요.
여전히 가슴은 두근거려요. 그 분노가 고스란히 남아있는거죠.
꿈 해석을 해보자면, 꿈에 아이들이 나타나면 근심입니다.
그녀는 7명 만큼의 근심을 안고 잠이 들었던 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