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완 -내게사랑은 너무써(중2때 눈물흘리며 듣곤했는데 지금 들으니까 왜이리 웃기지?)
두려움을 비켜갈만큼 내적힘이 없다는걸 알았죠. 하지만 상상의 힘은 기합소리와 같아서 짧은 시간에 강한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미리 두려워하지 않기 위해 피하고 도망갈줄 감지했으면서도 미리 두려움을 두려워하고 싶진 않았어요. 닥쳐올 불안함 따위로 현재의 행복을 잡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상상한대로 될 수 있을거란, 혹은 생각한대로 살아질거란 강한 믿음은 기합소리 때문이었을거예요. 기합만 주고 너무 오랜 세월을 살아왔군요. 돌보고 보듬고 사랑하며 구력을 키웠어야 했는데, 그저 얍얍 기합만 넣고 살다보니 브레이크가 닳아버렸어요.
도전은 기합으로 가능했지만 지속된 구력은 뼈를 깎는 아픔도 견뎌야 하는 것이었더라구요. 설령 아파서 돌아서더라고 인정. 그렇다고 미리 파도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잖아요? 폭풍치는 바닷가에 발한번 담그지 못한다면 생은 있으되 생명력은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차갑고 두려워서 돌아서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죠. 상상의 힘이었든, 긍정의 힘이었든 기합이었든 어쨌거나 생명력을 갖게 해준 것들에 대해 감사하고 있어요.
떠나는건 나쁜게 아니죠. 남겨진 자의 자존심을 지키는게 독이나 분노라면 더이상 성장할 수 없다는걸 알아요. 싫어서가 아닌걸 알아요. 기합으로는 될 수없는 순간이 온거겠죠.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는데 너무 무서워하고 있군요. 더이상 내것이 아닌 욕망들과 이별하며 빈집에 갖혀 괴로워하는 기형도 오빠가 생각나네요. 맞다 기형도씨가 벌써 돌아가신지 20년이 되었군요. 20주기 기념하여 책한권 나온다고 하던데.
사람과 물건과 이별할때 말이죠. 상대방의 잘못때문에 떠난다고 하진 말아주세요. 그건 스스로의 욕망의 변화때문에 움직인 거라고 인정했음 좋겠네요. 탓을 돌리는 순간 물건도, 사람도 보기 싫잖아요. 그자리에 그냥 놓여있던 물건도, 사람도 그저 그 자체일 뿐인데 자신의 욕망이 변화했다고 해서 보기싫어하면 제자리에 있던 것들이 넘 불쌍하잖아요? 내 자신의 욕망에 귀기울이고 자연스럽게 이별하면 되는거죠. 탓을 돌리는 순간 현재를 부정할수밖에 없고 그냥 싫어지잖아요? 그건 그저 아름다웠음 하는 과거에 대한 부정이 될수도 있기 때문에 좀 슬퍼지죠.
기합만 주고 살아온 세월이 조금 안쓰러워요. 그래도 기운을 차리는 어느 순간 또 한번 기합을 주겠지요. 사랑은 사랑이고, 일은 일이고, 효도는 효도니까. 자유롭고 뻔뻔스러움, 아직 난 자신있다구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