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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섹스/그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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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한녀석 "누난 늘 꿈꿔왔잖아" 놀라지 않는 눈치. "상상만 하라구" 역시 예상했던 노멀한 대답. 녀석은 안정적이다 못해 졸립기까지 하지만 불같은 나를 지켜보며 대리만족하고 있다. 나 또한 녀석을 만날때마다 찬물을 뒤집어쓰지만 복잡한 머리가 단순해져서 좋다. 전혀 다른세상에서 만난 녀석과 어느덧 4년의 우정이... 내나이 삼삼하던 시절 막 서른즈음을 향해 달려갔었지. 벌써 그때의 내나이를 먹어버린 녀석이 이젠 좀 큰것같다. 내가 지향하는 삶을 조금씩 내어놓을때마다 기함을 토하며 말리던 녀석이 지금은 그저 "상상만 하라구"하면서 여유를 부린다. 저녀석처럼 오버없이 편안한 성격을 갖췄으면 인생도 평탄하겠지. 함께하는 사람들과 지구력있는 우정을 쌓아가는 재주도 갖춘녀석. 무엇보다.... 맛있는거 사달라고 하면 다아 사..
하나도배우지못할것이없다2 H2처럼 10대의 풋풋함을 기억하며 그리고 가장 깊고 진지했던 사랑을 기억하며 E군에게 중2때, 기억해? 넌 참 키도 크고 멋있드라. 우리보다 무려 두살이나 많았어. 거무튀튀한 몸매에 축구를 무진장 잘하던 아이였는데, 아버지와 동생을 부양하느라 이미, 삶의 무게로 늙수그레한 널 보며 가슴아팠었어. 매일아침 교문앞에서, 쉬는시간마다 복도에서 네 모습을 보느라고 많은 시간을 보냈었었던거 아니? 내 친구들은 너의 움직임을 실시간대로 보고해줬고, 난 덕분에 매번 너의 모습을 멀리서나봐 볼 수 있었어. 지독한 외사랑 이었지만 행복했어. 자전거를 가르쳐 준것도 너고, 동네깡패오빠가 낫들고 나를 찾아왔을때, 완전큰 주먹으로 날려준것도 너고, 사랑이 아픈걸 알려준 것도 너고, 사랑때문에 성적이 무려 몇십등이나 상승할 ..
하나도배우지못할것이없다 A군에게 제천역전에서 군청색 트렌치코트를 휘날리며 들어서는 너를 보았지. 꽤 춥고 꾸물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난 너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어. 앞으로 널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예감을 말이지. 하지만 말야. 10명이나 되는 우리 조직에서 공평한 관심과 우정을 위해 난 눈을 피해 쪽지를 날릴 수밖에 없었지. 탁구대 넘어 쪽지를 내게 보이며 환하게 웃던 너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늘 니옆에 서면 작아지는 나. 너의 부탁은 하늘이 무너져도 들어줄수밖에 없었어. 도서관 자리잡기, 책반납해주기, 하다못해 복사하기 또한. 그저 날 찾아주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하던지. 방학이면 연가를 날렸으나 감감무소식. 영화보자고 내게 답장했다며? 근데 왜 그편지는 내손에 전달되지 않은거지? 내생일날 10명의 조직원과 나이트클럽..
호출기배경음악 카페에서 커피값만 죽이고 만나기 위해 개봉한 모든 영화는 섭렵하고 비디오방에서 손끝하나 건드리지 않고 부시시한 상태로 데이트장소에 나서는 우리, 더이상 설레지도 않는 연애는 6년째를 접어들면서였다. 그리고 누구도 고하지 않고 이별했다. 그리고 2년후 갑작스레 방문한 그와 여고괴담을 보았다. 원인모를 이별을 되돌리고자 수화기를 들었다. 그의 호출기에는 경쾌한 팝송이 흘렀다. 누구도 다음 약속을 고하지 않았다. 그의 호출기 배경음악은 나를 놀리듯 "기운내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그는 결혼했다. 그리고 10년후 오늘 우연히 그노래를 만났다. 당당히 싸워서 이기라고? 꿋꿋이 살라고? 승리의 축가를 부르라고? 가슴 저끝이 저리고 울렁거린다. 빠른템포의 음악도 충분히 아프다.
타로카드와 남자 남자의 등에 창살이 꽂혀있다. 여자는 사자의 아가리를 벌리고 있다. 여자는 두개의 도로래를 이리저리 굴리고 있다. 태양의 기운아래 둘이 있다. 달의 기운아래 개로 보이는 두마리가 마주보고 있다. 이미 남자는 여자에게 마음이 있다. 여자가 주관해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여자는 두사람을 사이에 두고 고민하고 있다. 태양의 기운은 남자의 마음이 크다는 것. 달의 기운아래서 남녀가 무엇을 하겠나? 몸과 마음이 통한다. 타로카드 믿고 연애 시작했다가 작살난다. 카드를 뽑는것은 순전히 당사자이기 때문에 당사자의 직관과 마음이 반영됐을뿐 정말 상대방의 맘이 그렇지 않다는 것. 타로카드 믿고 연애 시작했다가 작살날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