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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기

네트워크

네트워크는 수평적이다.
자기신원을 인지할 때 비로소 네트워크가 이뤄진다.
수직적인 연대와, 운동본부라는 이름의 집행대행체제의 연대체와는 다른개념이다.
사람들은 대개 개념을 가르지 않고 그저 요즘 유행하는 연대조직의 다른이름처럼 인식하고 있다. 통신분야에서 사용하던 경제용어였던 네트워크가 어느덧 운동조직의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여하튼. 그 네트워크를 위해 난 졸린 눈을 비비로 나갈 채비를 했다.

양천구 목동.
서울의 동쪽 끝 강동구에서 팔계국장님과 함께 출발하여
서울 서쪽 끝 강서양천으로 향했다.
계획도시라 역시 깨끗하다.
일방통행 일색이라 처음 방문한 사람은 헤매기 일쑤.
바로 앞 건물을 두고도 한참 돌고 돌아야 한다.
계획도시는 어쩌면 이방인을 배척하려는 저의를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여기 사는 사람은 편한데...."

강서,양천,천안,포천,강동 이렇게 5개 지역 활동가가 만나서
재보궐선거비용환수를위한 네트워크 결성을 논의했다.
22일부터 선거기간이니 그 전에 중도사퇴한 단체장과 의원들을 대상으로
선거비용을 환수하고자 하는 의도.
재보궐선거를 위해 각 지자체에서는 10억이 넘는 예비비를 사용한다.
손해보는 건 항상 복지비용이다.
소수의 정치인이 국회진출을 위해 자의적으로 중도사퇴를 하든
중죄를 저질러 자리에서 물러나든
그 비용은 온전히 유권자의 몫이다.
전국적으로 47명이나 중도사퇴를 했으니 투표율 30%도 못미치는 재보궐선거를 위해
100억원이 넘는 비용이 휴지조각처럼 버려질 예정이다.
이미, 민주주의 제도로서의 선거는 생명을 다한듯 하다.
투표하지 않겠다는 유권자의 선택도 선택인데 이것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제도가
무슨 민주주의란 말인가.
젊다는 이유만으로 천안 경실련 전씨와, 양천 박씨, 강동 최씨(나) 세명이 실무를 담당키로 했다. 포천서 오신 분은 유일한 여성이니 나보고 대변인을 하란다.
이것도 여성할당인가?
난,싫다고 말하고 싶지만, 네트워크란게 각자의 역할을 자발적으로 해야하기 때문에
그냥 수긍한다. 유일한 여성... 뭐 이런 발언은 맘에 안든다.

그리고 로드에게 연락했다.
두어번 만나려다 불발이었는데
네트워크 차기 모임 취재를 위해 부탁했다.
로드의 진지모드, 로드의 늙수그레한 기사스타일.
어리면서도 온갖 사회정의에 관심많은 독특한 기자다.
아무래도 '대변인'역할을 맡았으니 취재기자를 적극 대동할 필요도 있고
로드가 밥사기로 했으니 언젠간 봐야겠기에...

팔계국장님과 다시 강동으로...
물론 헤맸다. 이놈의 목동. 일방통행이 어렵다.
한강을 배경으로 밟았다.
소음을 없애기 위해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켰다.
once OST를 크게 틀어놓고
팔계와  나는 신나게 수다떨었다.

그리고 이야기한다.
우리지역에서 이런 문제의식을 주민과 나눠야 한다고.
주민은 선동의 대상개념이 아니라 스스로 자기신원을 알아야 하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물론 우리도
인문학 강좌를 포함해 시민대학을 세워보는 건 어떨까?
이런 정치적 사안이 생길때, 시민들은 건강한 의식과 신념으로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생길꺼야.

잘 통한다.
팔계와 나는 서로 다른 단체에서 일한다.
네트워크를 통해 만나고
주도권이나 집권 등에 관심이 없다.
우린, 지역운동을 함께 하는 동지로서
정말 수평적인 네트워크를 이루며 활동하고 있다.

한강을 달리는 차속에서
또하나의 사업이 구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