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운영위에 참관하려고 했다. 그래, 운영위도 참관하고 당원모임도 나가서 진심을 다해보자. 그런 다음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는 뭐 그런생각이었다. 하지만 그건 실오라기 같은 희망이나, 약간의 애정어린 분노가 남았을 때 이야기다.
희망도, 분노도 존재하지 않는 고요한 무관심이 일고 있다.
여전히 난 정당조직의 습성에 맞지 않는 인간임을 확인했다.
이젠 어떻게 그럴수있을까에 대한 의문도 말랐다.
타인도 나를 두고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질 수 있지 않은가.
각자는 다 이유가 있다. 그리고 진정성이란것도 있다. 난 어떤 종류의 진정성도 긍정,부정의 판단을 하지 않지만 말이다. 고로, 나의 진정성을 알아주기를 바라지도 않지만, 남의 진정성도 고려하지 않는다.
그래, 나에 대해 실망할대로 실망해라.
그 기대도 내가 부풀려놓았으니 나의 원죄다.
더이상, 기대없는 나로 돌아올때 난 오롯이 나 그 자체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은가.
맥도날드. 거기서 난 나 자체로 살고 있다.
햄버거를 잘 만드냐 못만드냐만이 나의 평가기준이다.
내 삶의 행적이 어떠하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든 아무 관심없다.
뜨거운 기름이 지글지글 끓고 있는 그릴앞에 있을때 비로소 내가 된다.
하지만, 지버릇 개 못준다고.
잠시 한가한 틈을 타 알바생들과 최저임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생각보다 많이 알고 있는 나를 보며 아이들은 신기해했다.
또 시작이군....
퇴근후 발길이 무겁다.
오늘은 운영위에 참가하려고 벼르고 별렀던 날이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생각들로 어지러웠지만
난 아내 가지 않기로 했다.
그들이 생각하는 비전이 이런 모습이라면
내가 하등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