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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기

인천공항

- 아마 여권이 주머니에 있었더라면 그냥 비행기에 올랐을 것이다. 공항,터미널,기차역이라는 공간에 있으면 떠나고싶은 충동을 억누르기 어렵다. 황사인지 안개인지 희뿌연 바깥공기를 가르며 비행기는 떴다. 나는 가까스로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옮겼다. 해외인턴을 신청할까말까할까말까할까말까. 하지만 안다. 나는 떠나지 못한다. 올해는.

- 인천시내서 잠깐 맥주한잔하고 11시가 다 되서야 서울행 버스를 탔다. 이런 제길, 오르자마자 쉬마렵다. 갈길이 먼데. 기사아저씨한테 양해를 구하고 내릴까말까내릴까말까내릴까말까. 참자참자참자참자참자. 조금씩 싸서 말릴까? 고민하고고민하는가운데 어느덧 강남고속터미널 도착.

- 후배들이 기다리고 있는 천호동으로 택시타고 날랐다. 배불러서 맹물만 마시다 다시 집으로.

하루종일 떠나지는 못하고 버스랑 지하철이랑 택시 타고 맘껏 돌아댕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