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루살기

원형탈모


드디어 올것이 오고야 말았다. 내 뚜껑이 열리고 만 것이다. 지난 겨울부터 방바닥에서 발견되는 머리카락의 비율중 유독 내것만 눈에 들어오더라니. 맥아리 없이 술술 빠져서 걱정을 했지만 그냥 모른척 했었다. 몇년전에도 탈모증상이 있어서 이를 치료하느라 정성 쏟은걸 생각하면 진저리가 나기 때문이다.

아침저녁으로 직공 모발력 삼푸로 감은 다음 직공모발력을 바르고, 텔레비전 앞에서 빗으로 두드리고, 술담배는 한동안 멀리 했었다. 한 3개월을 노력하니 증세가 좋아졌다.
앗싸~ 난, 하고싶었던 염색도 하고 탄탄해진 머리털을 아껴주며 세월을 보냈드랬다.
그게 그러니까 2008년 4월이다. 한동안 머리털 걱정없이 살다가 지난 겨울부터 이상하게 머리털이 자꾸 빠져서 머리를 짧게 짧게 자르다가 스포츠 머리 될거 같아서 그만뒀는데 바람만 불련 이상하게 휑한거다.

키큰 남자가 뒤에 서면 괜시리 뒤통수가 따갑고, 모자로라도 꾹 눌러쓰고 가려보고 싶지만, 그렇게까지 내 머리통을 부끄러워해서야 하겠나 싶어서 걍 내버려뒀었다.

난 벌받은 걸까?

입버릇처럼 남친이 대머리만 아니면 돼라며 공공연히 떠들고 다녔었다.

여하튼. 오늘 스탈언니가 내 머리통을 보며 소스라치는거다.

"어쩌다 이렇게 됐어?"

난 휴대폰을 머리끝에 올린다음 사진을 찍었다. 원형탈모가 꽤 진행된데다, 인근 머리털까지 이방수염처럼 맥아리를 잃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어쩐지 머리감고 말릴때 빨리 마른다 했다.

난 다급했지만, 지난번에도 치료를 한바 있으니 차근차근 준비를 하기로 했다.
일단, 한방치료를 겸해야 할것 같다. 기가 허하고 혈액순환이 안되거나, 간울이 생겼을 경우, 화가 풀리지 않아 머리뚜껑이 열린것이니 화를 아래로 내려주는 처방이 필요할듯하다.

이런 정보는? 포털사이트 두드리면 다 나온다. 모두 믿는건 아니지만 참고할 만하다.
아참, 포털사이트에 원형탈모 쳐보니까, 고민하는 사람이 한두명이 아닌듯하다.

대머리없는 세상에서 살고싶은 이들이 이렇게 많다니.

머리털 많은 년놈들은 정말 좋겠다.
머리털이 없다는건, 거의 안면장애와 다름없다.
이렇게 아파만 할게 아니다. 젊고 탱탱한 머리털을 만들기 위해 내일부터 움직여야 한다.

1. 손이따슨 한의원에서 상담한다.
포털사이트에서 알려주는 유명한 한의원을 예약해서 찾아갈까 했지만, 원인치료는 마찬가지일것 같다. 괜시리 현미경 같은걸로 두피보며 크게 공포에 떨게 하는 상술에 속을 필요가 있겠는가. 연고다 뭐다, 샴푸다 뭐다 추천하는거 써봐야 플래시보 효과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란걸 난 안다. 왜? 피부과를 다녀봤거등

2. 검은콩, 검은깨를 구입한다.
초록마을에 있으려나? 오늘 어쩐지 초록마을에서 장을 보는데 곡식가루가 눈에 들어오더라니, 오늘 이일이 있으려고 내눈길을 거기에 머무르게 했나? 머리털에 대해 고민해본 어떤 사람을 잡고 물어봐도 대부분 검은콩을 강추한다.
까짓거 먹어본다.

3. 삼육두유를 짝으로 시킨다.
두유에 타서 아침을 대신해서 먹어본다.
덩달아 생기는 효과는 가슴이 탱탱해진다는 ~카더라 통신이 있다.
믿어본다.

내일 캐나다에서 온 희야언니 만나러 가기로 했는데 , 일단 병원부터 방문한 다음 가야 맘이 편할듯 싶다. 직공모발력은 한의원을 다녀온뒤 구입여부를 고민해야겠다.

머리털 때문에 고민이긴 하지만
내 몸의 적신호를 알려준듯 싶어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하다.
그려, 알았다 알았어. 늙기전에 함 건강 챙겨불꾸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