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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닥친 별리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씀하시던 분.

난 가족관계부 서류에서 사.망. 이라는 두 글자고 그의 죽음을 마주했다.

 

그도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하고 떠났다.

느닷없는 이별이다.

 

몰아치는 별리.

아픈지, 고통스러운지, 괜찮은지 도무지 분간할 수 없는 기분.

 

고통은 사유를 동반한다.

바람처럼 거리를 떠다니며 나무와 풀과 땅과 사람들을 본다.

모두 슬픈표정이다.

 

이전의 이전의 이별의 글을 다시 읽어보고

포털의 신변잡기를 읽어보고

추억의 공간을 지나쳤지만

그렇게 아픈지는 모르겠다.

 

이별은 일시불이 낫다.

난 그틈에 또다시 성숙해질 것이다.

관계의 무상함을 마주하되 허무해지지 말고

급한 맘에 외로움을 팔지 말것이며

애도하되 비관하지 않으며

시간을 보낼 것이다.

 

명리학을 믿어보지 뭐.

올해 내년 난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안정감. 믿음. 의지. 신뢰를 담은 그런 관계를

만나게 된다니. 그저 시간에 나를 맡기는 수밖에.

 

아버지와 추억이 없으니

깊이 슬퍼하지 않음을 용서하시겠지.

 

미안해하고 떠난 그도

한결 가벼워졌으니 신나게 살아가겠지.

 

미안과 고마움의 에너지가

나의 길을 열어주겠지.

 

이젠 더이상

 

미안하고 고마운 관계가 아니라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관계를 만들어 가야겠지.

 

그래야 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