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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기

그런사람

 

그런사람

 

사회적 모멸을 딛고 서있는 사람과의 대화는 즐겁다.

치유를 고민할 것도 애써 경청의 각을 잡을 것도

상처를 염려할 것도 없이

단도직이벅으로 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통과 좌절에 담금질 당했던 사람과의 대화는 따뜻하다.

버거운 의존이 사이를 가로막지도

얄팍한 우월감이 나의 품위를 저해하지도

수용하느라 지치지 않고

존경의 기운으로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안과 두려움을 고독하게 소화해본 사람과의 대화는 편안하다.

시끄럽게 오버하지도

침묵으로 단절하지도

분열적인 모습을 견뎌내지 않아도

그저 함께 자리하는 것만으로도

내몸의 감각이 긴장을 풀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을 알아보고

그런 사람을 만나고

그런 사람과 대화하고

그런 사람과 도모하고

그런 사람을 아껴가며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