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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편집국에 바란다

경향신문 편집국에 바란다.

총선앞둔 정치면 기사, 당내분위기보다 정책이 알고 싶다.

정당의 중요정책보다 보좌관 사표쓴 기사가 더 중요한가?

 

 

나는 구독자다. 얼마전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을 놓고 고민하다가 경향신문으로 낙점했다.(한겨레21을 자주접하기 때문). 그런데 불과 한달도 안되서 다시 구독을 끊어야 하나? 고민이다. 구독자의 욕구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요즘 친구들을 만나 헬조선,흙수저이야기뿐이다. 연예인 가십도 흥미를 잃고 북핵과 사드이야기도 그리 귀에 들어오지 않는 모양이다. 씹어도 씹어도 단물이 나오던 풍자와 해학은 사라지고 여행과 맛집으로 일상을 탈피하고자 하는 소소한 기대도 사라졌다.

왜 그럴까. 삶이 팍팍해도 너무 팍팍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런저런 대안을 내어놓지만 결국 그것을 누가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한결같이 '정치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 그 정치인은 누가 뽑는가? 하면 유권자라고 한다. 그러면 당신은 어느 기준으로 정치인을 뽑는가? 하면 정답들이 쏟아진다. 그리고 마지막 질문, 누구를 뽑을건데? 하면 인물은 유명인 중심, 정당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기존에 지지하던 정당이거나 아니면 될성싶은 정당이라고 한다. 유권자가 올바른 정치에 대한 관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정작 투표할때는 그 관점을 반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창대한 시작과 뻔한 답변에 영향을 준 건 언론이다. 진보적 성향을 가진 이들이 많이 읽는다는 경향신문조차 한달동안 살펴본 결과 아쉬움을 넘어 실망스러웠다. 유권자(구독자이자 소비자)가 알아야 할, 혹은 알고 싶은 내용보다는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의 주요 인물의 동선, 당내 갈등, 이슈에 반응하는 정당의 분위기를 서술하는 보도가 정치면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413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정당이 총선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으며 헬조선 시대를 어떻게 극복하려는지 정책논의 과정이 없다. 기자 입장에선 정당들이 그런 준비를 하고 있지 않아서라고 억울해할 수 있다. 과연 그럴까? 정의당은 월급 300만원 시대를, 노동당은 최저임금1만원과 주 35시간 이상 정규직화를, 녹색당은 기본소득을 정책화하고 총선준비에 돌입했다. 그러나 언론은 국민의당 안철수 보좌관이 사표쓴 이야기를 박스기사로 정치면에 배치했으면서도 정작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총선대비 각 정당의 정책기사는 중요하게 다루고 있지 않다. 어떻게 보좌관 기사보다 정의당의 월급 300만원 기사가 작게 다루어져야 한단 말인가. 나는 적어도 보좌관의 사표보다 내 삶과 월급이 훨씬 중요하다.

경향신문에 바란다. 우리는 언론이 전해주는 정보를 토대로 오프에서 대화를 나눈다. 우리는 고달프고 절망스러운 현실을 살고 있고 우리사회의 변화에 대한 바람이 절실하다.

 

그 절실함을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언론이 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지금처럼 경향신문에 나오는 기사들은 종편에서 극적인 연출로 잘 보여주고 있다. 새누리당, 더민주당 갈등의 현상을 꼼꼼히 해석하는 따위는 이젠 흥미없다. 그 두 정당이 우리삶을 좌지우지하던 시대를 마감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젠 판을 바꾸고 싶다. 경향신문이라도 우리 국민이 삶의 이해관계와 직결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치면을 전환해주기 바란다.

구독자 최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