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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함

안울래요, 억울함을 풀어주려면 강해져야 해요. 용산참사 유가족 한분의 이야기다. 분노는 눈물마저 말려버린다. 진짜 강한 것은 뭘까? 독기로 버티는건 자신을 죽이는 일일텐데, 동영상을 보는 나도 분해서 잠이 안올지경이다. 강해져야겠다고 맘먹지만 도대체 강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버마의 카렌족 난민촌 친구들도 공부를 열심히 한다. 어둡지 않은 표정으로 그저 묵묵히 촛불아래서 말이다. 카렌의 문화와 언어를 지키려면 강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강해지는 방법은 '앎'이다. 몇몇은 호주나 미국에서 공부를 해서 국제단체에서 일하는게 비전이란다. 

정권을 잡은 이들의 방식대로 강해지는 것이 맞는 걸까? 살인한 자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정권을 바꾸고 힘을 길러서 무너뜨리는 것, 이것이 강해지는 걸까? 아님, 경쟁에서 이겨서 금의환양하면 우리 자신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지는 걸까? 한때 우린 강해졌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 마찬가지였다.  

방법이 있지만 더디다. 이 사회의 지배논리는 너무 견고하기 때문이다. 무엇때문일까? 혹시 나 자신조차 모르는사이 다른사람을 살인하며 살아왔던건 아닐까? 성공,경쟁, 살인의 일상화가 개인에게 면죄부를 줘왔던것은 아닐까? 느리고 부족한 자에 대한 칼날같은 비난. 그리하여 더딘 자들에 대한 살해가 당연시되는 우리사회.

모르겠다. 그저 요리조리 피하며 운에 인생을 맡겨야 하는 이놈의 사회가 화가 날 뿐. 김연아 스케이트 칼날과 꽃보다 남자에 울고 웃으며 시간때워야 하는 우리들. 타인과 드라마에 자신의 삶을 기대야 개같은 세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우리들. 분노할 줄 몰라서인가? 아니면 정말 사랑할 줄 몰라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