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의 현장 다양한 현장을 다니다 보면 유독 관심가는 현장이 있다. 교육의뢰한 기관이나 훈련생 입장에서는 섭할 수도 있으나 인간인 이상 편애가 없을 수 없다. 내가 편애하는 현장은 장애인현장이다. 주민운동이 가난한 주민의 도시빈민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되었으나. 주거환경개선, 개발 등으로 뿔뿔히 흩어졌다. 동시에 장애인 인식이 생기면서 장애인권운동의 확대로 탈시설 자립생활이 시작되면서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장애인이 늘었다. 90년 이전만 해도 지역이 가난을 대변했으나, 이제는 계층이 가난을 대변한다. 가장한 가난한 계층은 장애인이다. 부자부모가 있더라도 홀로서는 장애인은 철저히 빈곤할 수밖에 없다.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빈곤을 포함해 가장 가난하다고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 장애인이기 때문이다. 난 지금 에바다..
복잡할땐 마음상태를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해결책으로 세월이나 시간이 유일한 경우 마음 쓰지 않으련다. 그냥 지금 순간을 사는 살아내거나. 무언가를 끄적이며 시간 위를 걷는 일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는데 무엇이 두려운가.
되도록이면 차분하게 남들 다 겪는 일이라 할지라도 내 일로 닥치니 심란하고 우울하다.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힘들거라 생각하니 미안하고 걱정이다. 되도록이면 차분하게 겪어내야 할텐데. 입술이 바싹 탄다. 나는 밉지 않은데 상대방은 내가 미울까? 나를 미워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사람 맘이 어디 내맘대로 되던가. 상상만 해왔던 낯선 사건이 조금씩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손해보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지 말고 돈보다는 사람을 소중히 여겨야지. 비록 후회할 지라도. 차분하게 정말 차분하게... 시간의 치유의 힘을 믿으며 준비해야 겠다.
인타임 화폐가 시간이다. 기발한 발상으로 시작하는 SF다. 굳이 SF라고 하기엔 너무 현실적이다. 상류 1%를 위해 다수가 죽어야 하는 시스템의 비밀이라고 하지만 더이상 비밀일 것도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다수의 시간을 빼앗아 1%의 영생을 추구한다. 그리고 느리고 여유있는 상류층의 아비투스. 빈민은 하루벌어 하루의 생명을 연장할 뿐이다. 상류층을 위해 빈민층구역의 범죄는 간단히 눈감아준다. 빈민 출신의 경찰은 상류층 보호를 위해 인생을 바쳐 일하면서 빈티를 벗어났다고 착각하지만 그저 도구일 뿐 아무것도 아니다. 상류층을 위해 작동하는 시스템 안에서 바쁘게 뛰어야만 시간을 벌 수 있는 노동자들은 분노도 없고, 그러니까 저항도 없다. 그 때 나타난 히어로. 주인공이다. 혁명가라고나 할까. 상류층 딸래미와 은행털..
이나모토 에츠조, 야마모토 씨의 방문 아시아 주민운동 리포트 끝이 없는 이야기,제정구기념사업회,2011. 어떤 만남이든 인생의 축을 돌릴 가능성이 숨어있다. 이나모토 씨는 평범한 건축가였다. 인도 뭄바이에서 만난 정일우 신부님 소개로 한국을 방문했다. 여행삼아 온 곳에서 철거촌 주민을 만난다. 불타고 용역에게 쫒기는 주민이 어떻게 웃으며 주민과 지낼 수 있는지 의아했던 경험을 하게 되고, 그때부터 빈민촌 기록을 한다. 건축이 그냥 건물디자인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공간이라는 인식과 함께 한국은 물론,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 각국을 방문하면서 A4 700쪽 분량의 보고서를 냈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그 보고서의 가치를 알아주지 않았다. 그리고 2년 반의 번역작업을 거쳐 기념사업회에서 출판했다. 책을 펼치는 순간, 내가 함께했던 비닐하우스 주..
똑같이 말리고 싶지 않은 김밥같은 휴일 하늘이 가라앉을 것 같은 초겨울 휴일이다. 삼성 홈플러스엔 가족들이 드글거린다. 연대감 없는 다중이 섞여 서로 다른 톤으로 웃는다. 왠지 혼자여서는 안될 것 같은 쇼핑몰에서 홀로 손톱을 다듬는다. 홴지 '혼자'가 죄책감이 들기는 교회도 마찬가지였다. 비슷한 유전자끼리 진짜 사랑을 고백하고 진짜 착한 것처럼 행동한다. 지하철을 홀로 탄다. 비슷하게 늙어가는 여자와 남자. 비슷하게 연애하는 여자와 남자. 포동포동한 아이를 자랑하는 여자와 남자. 그 아이를 귀연듯이 바라보고 찡긋하는 나. 너무 비슷해서 돌아서면 아무 영향도 없는 그들을 보다가 가슴이 덜컥한다. 이렇게 김밥처럼 똑같이 말리고 싶지 않아 고개를 턴다. 차창에 비슷하게 팔자주름을 염려하는 내모습이 끔찍하다. 너무 보편적이다. 아무도 관심두지 않는 ..
난 독립적으로 행복한가? '삶은 남의 제스처로는 살아낼 수 없다는 것. 오늘 바로 이순간 우리가 깊이 되새겨야 할 가르침은 바로 이겁니다' (철학적 시읽기의 괴로움, 강신주, 2011.동녘) 연예인의 뒷담화나 스캔들처럼 재미난 이야기거리가 있을까?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면 외면하지 못하고 클릭해버리고야 하는 관음증을 어찌하면 좋을까. 습관처럼 반복되는 일상이 지겹거나 현실을 도피하고자 할때 유난히 클릭횟수가 많아지는듯 하다. 사실 난 성적 로망으로서의 천호진, 아들로 삼고 싶은 원빈을 제외하면 그리 연예인에 관심없다. 그 둘도 사진이나 영상을 보며 침을 흘릴뿐 그들의 삶에 대해 별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저 이쁜 것을 보고 느끼는 자잘한 행복감 정도? 그런데 오늘 이사람, 왠지 부럽다. 나꼼수 열풍 때문인지 김어준 총수의 연애에 ..
김어준과 허지웅 색깔이 다른 깔때기 시사인 214호에 기재된 허지웅 칼럼 '김어준은 모세인가?' 에 대한 비판. 허지웅의 말을 요약해보자면 사실관계를 확인하지도 않고 나꼼수를 맹신하지 말라는 경고. 전국의 젊은이가 나꼼수에 위로받고 열광하고 있는 가운데 찬물을 끼얹은 격이지만 그 경고는 유효하다. 곽노현 교육감을 비롯해 박원순, 심지어 홍준표까지 김어준은 자신이 인터뷰한 인터뷰이들에 대한 느낌을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과 판단, 직관으로 호불호를 이야기한다. 또한 예언도 마구 던진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예언이 되어 나꼼수 전파를 타고(팟캐스트는 전파가 아닌데 여튼) 우리의 가슴을 어루만진다. 난 금요일 꼬박 나꼼수를 기다린다. 주진우 기자의 팩트 말고는 그리 내용에 많은 관심을 갖지는 않는다. 다만, 같은 뉴스가 실리더라고 이렇게 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