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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마돈나 출간/러브체인

#2

<메모>
천호동 골목의 색바랜 무당깃발
그아래서 시간을 때우고 있는 늙은 여자어르신.
그 옆을 지나는 중년의 나.
그녀들도 한때는 이런 평탄을 깰 정도의 사랑을 해보았을까.
저 깃발아래 앉아서 멍하니 노을을 바라보면서
어디로 어느시점으로 돌아가고 싶은 귀소본능을 느끼는 걸까.

나만 보면 안아달라고 팔짝이는 복남이.
한참을 안고 털을 쓸어주었다.
살짝 고개를 내 팔뚝에 기대어 안도감을 느끼는 복남이가 처량하다.
누군가 애타게 찾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복남이는 시추.
옥탑방에 두고 나왔다. 어느 어미개가 구슬프레 운다.
혹시 저개의 새끼가 아니었을까?
복남이가 집에 온 이후로 난 자꾸 복남이를 생각한다.
길거리 개도 예사 개로 보이지 않고, 우는 어미개를 보면 복남이를 내가 훔쳐온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이상한 죄책감.
복남이의 비린내가 아직도 내몸에 베어있다. 목욕도 시켜야겠군.

언덕을 다 올라오는데 보신탕 냄새가 난다.
오바이트 쏠린다.
난, 자꾸 복남이가 좋아진다.
원래 개새끼는 좋아하지 않는데.

절실히 연애를 바랐을때, 늙은 사르트르는 내눈앞에 나타났다.
깡마른 체구에 나이는 나와 띠동갑. 내 취향과는 전혀 거리가 먼, 그가 자꾸 눈에 밟혔었다. 복남이처럼. ....
-> 다시써봐야징.약속땜시 시간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