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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기

인셉션

내목을 조르는 그를 피해 아이와 함께 피신했다.
테러가 횡행하는 마을의 작은 주택에 숨어있는데 폭탄이 설치됐다는 제보.
나는 아이 손을 잡고 도망가려고 하는데 어떤 남자가 나보고 먼저 피하란다.
아이는 자신이 데리고 갈테니 먼저가라고 자꾸 떠민다.
나는 눈물을 흘리며 혼자 집밖을 탈출한다.
문밖을 나오고 열발짝이나 떼었을까 굉음과 함께 집이 폭발한다.
남자와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절벽밑으로 남자가 굴러떨어진다.
아이는 그남자 품에 안겨있다.
아이는 멀쩡하다.
그런데 남자의 등이 심하게 패였고 하얀 뼈가 드러나 있다.

구조대원들이 남자를 들것에 실어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킨다.
목숨은 붙어있는 것 같은데 그는 숨을 몰아쉬면서도 신음소리조차 내지 않고 있다.

구급약이 없어서 그냥 그렇게 방치되어 있는 남자 곁에서 나는 운다.
고맙고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에 눈물만 그렁그렁.
구조대원들은 나보고 패물을 팔라고 한다.
나는 팔까말까 망설인다.

잠이 깬다.
하얀뼈와, 신음소리조차 내지 않던 그 남자의 모습이 생생하다.
그리고 고맙고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때문에 한참을 침대에서 멍하니 누워있었다.

갑자기 커피가 당긴다.
이런 젠장, 굴러다니는 커피믹스도 없다.

꿈은 인물과 상관없이 그 무의식의 감정을 기억하라고 하던데 도대체 누구한테 고맙고 미안하고 안쓰러운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