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과섹스/그남자

호출기배경음악

카페에서 커피값만 죽이고
만나기 위해 개봉한 모든 영화는 섭렵하고
비디오방에서 손끝하나 건드리지 않고
부시시한 상태로 데이트장소에 나서는 우리,
더이상 설레지도 않는 연애는 6년째를 접어들면서였다.

그리고 누구도 고하지 않고 이별했다.

그리고 2년후
갑작스레 방문한 그와
여고괴담을 보았다.

원인모를 이별을 되돌리고자 수화기를 들었다.
그의 호출기에는 경쾌한 팝송이 흘렀다.

누구도 다음 약속을 고하지 않았다.
그의 호출기 배경음악은
나를 놀리듯 "기운내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그는 결혼했다.

그리고 10년후
오늘 우연히 그노래를 만났다.

당당히 싸워서 이기라고?
꿋꿋이 살라고?
승리의 축가를 부르라고?

가슴 저끝이 저리고 울렁거린다.
빠른템포의 음악도 충분히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