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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기

다름

인권영화제 개막이다.
'당신이 다른 생각을 가졌기 때문이다' 영화제 모토다.  맘에 든다.

혜화동에서 근무하니 뜻하지 않게 이런 좋은 행사를 만나기도 한다.
교육훈련생들과 마로니에 공원에 자리를 폈다.
하루종일, 꿀꿀하고 머리아팠다. 왜그럴까? 잠시 유체이탈하여 나를 쳐다본다.
기꺼이 할 수 없음은 도대체 뭘까? 그건 직관이 보내는 무슨 신호일까?
이런저런 합리적인 이유를 붙여본다. 하지만 어느것 하나 딱 떨어지지 않는다.

아침 선거유세 약속이 깨져서 실망해서였을까? 아니다, 난 자기결정권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누군가의 고마움이나 칭찬이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아니니까 그건 아니다.이런 문제는 1시간 속상하면 그만이다.
교육훈련이 내뜻대로 진행되지 않아서? 아니다. 오늘 난 주제를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 교육훈련 때문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다. 이런저런 이유를 찾아내느라 말을 줄였다. 이때 말을 많이 하면 실수하기 마련이다.

오후되서야 원인을 알았다.
쳇! 생리 때문이다. 이런 단순한 동물 같으니라구.

사람은 참, 소통을 못한다.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고마우면 고맙다고 간단히 표현하면 될텐데. 냉랭한 내 앞에서 어쩔줄을 모르는 것 같다. 맘만 있으면 되는게 소통이 아니다. 내가 네가 아니므로, 표현해줘야 풀린다. 짐작하게 하지 않았음 한다.

이쁜 후배가 자기고백한다. 사람들이 많아 제대로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다.
술자리에 사람이 많으면 유독 피곤하다. 웃는게 웃는게 아니고. 대화가 대화가 아니다.
그냥 무대체질인 두어명이 돌아가면서 떠들면 집중해야 하니 피곤하다.

참 다르다.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는 하나같이 같은 입장이지만
표현하는 방법, 소통하는 방식, 받아들이는 것, 모두 다르다. 그래서 오해하기도 한다.
속상하고, 섭섭하고, 갈등하고 싸우고.

그저, 생각이 다르기 때문일까?